초등학생을 차로 치어 중상을 입히고도 공소권 없음(불기소 처분) 처분을 받았던 30대 운전자가 2년 만에 법정 구속됐다. 피해자 가족이 헌법소원을 제기해 검찰의 공소권 없음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끌어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단독 김도연 판사는 29일 승용차를 몰고 가던 중 A군을 치고 중상을 입힌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정모(33)씨에 대해 금고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마을 앞 도로인 사고 장소는 노약자 등 보행자나 자전거 등의 통행이 잦은 곳으로 피해자를 주시하고 속도를 줄여 운영했어야 함에도 피고인이 전방주시를 현저히 태만히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과 합의되지 않았고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점 등 실형이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정씨는 2015년 8월 19일 오후 3시 40분께 전남 완도의 한 섬마을 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던 중 자전거를 타고 놀던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인 A군을 치었다.
A군은 두개골이 골절되고 다리를 심하게 다치는 등 전치 12주의 진단을 받았다. 3개월 간 병원에서 수술과 재활치료를 받기도 했다. 영구적 다리 성장판 손상, 관절 운동 제한 및 통증, 기억·집중력 등 인지능력 저하, 수면장애 등의 장애도 얻었다.
그러나 A군을 친 운전자 정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교특법) 위반 혐의로 입건 조사를 받긴 했으나 당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무면허, 음주, 중앙선 침범 등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으며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을 시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관련 법률 때문이었다.
A군 가족은 중상해 교통사고를 낸 가해자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공소권 없음 처분 취소를 결정했다. 헌재는 A군이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을 앓을 가능성이 있고, 종합보험에 가입했다고 처벌 면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치료의사 등을 상대로 A군의 정확한 상태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검찰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린 것은 중대한 수사 미진 및 법리 오해라고 지적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