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후 첫 만남을 가졌다.
3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동석자 없이 만나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씨의 권유와 다른 친척들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특별히 합의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화해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만난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도 2년여간의 경영권 분쟁에 따른 피로감이 극에 달한 만큼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화해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최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 경영 복귀를 위한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올렸지만 부결됐다. 지난 2년여의 경영권 분쟁 기간에 주주총회 등 네 번의 표 대결에서 신 전 부회장이 모두 패배한 만큼 부담감이 컸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신 회장 역시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국내에서는 재판 문제로 그룹 안팎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과의 지루한 경영권 분쟁을 어떻게든 끝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한편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과의 만남 후 “롯데그룹을 걱정하는 여러 이해관계자분들의 염려를 덜어드리기 위해 가족 문제 해결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