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전문가들“한미정상, 대북정책 큰 틀 합의…韓 입장 수용” 평가

전문가 “FTA·방위비분담 논의 시간문제…여러 옵션 적극 준비해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0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 대해 정치·외교 전문가들은 특히 대북 정책과 관련해 분명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놓고 두 정상의 언론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어조의 요구가 있었지만 우리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안보정책에 있어서는 상당 수준의 공감대를 이뤘다는 분석이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제재가 외교의 수단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다”는 내용도 성명에 포함됐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일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성공적인 정상회담이었다”면서 “정상회담 최우선 의제는 북핵 문제인데 ‘위협 인식’, ‘대응 원칙’, ‘대응 방법’, ‘목표’ 등 네 개의 큰 틀에 공통 인식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대화 측면에 대해서 (미국의) 동의를 받았다는 부분”이라며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서 추후 한미간 이견 소지를 방지했다는 점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언론발표에서 문 대통령이 압박과 대화를 함께 얘기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언급하지 않아 다소 차이는 있다”면서도 “공동성명 내용 등을 고려하면 큰 틀에서 비핵화, 제재·압박, 대화 문제에 대해 양국이 합의했다고 생각한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 조성과 연합방위태세에 있어서 한국의 ‘주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부분에 주목했다.

정성윤 부연구위원은 “한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을 해줬다”면서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와 평화 체제에 대한 한국 주도 문제에 대해 미국의 이해와 협력을 구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한국의 주도성을 강조하거나 통일에 우호적 입장을 개별적으로 밝힌 적은 있지만 두 표현을 묶어 합의해준 적이 없었다”며 “비핵화를 위한 공동 대응 원칙에 있어 한국의 입장을 미국이 상당히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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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경제적 측면에 있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예상보다 거셌다는 평가가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지금 한미FTA 재협상을 하고 있다”며 “공정한 협상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혀 ‘재협상’을 기정사실로 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이 공정한 부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한미 FTA나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한 한미간 논의는 이제 ‘시간 문제’라며 우리 정부의 준비가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원곤 교수는 “FTA나 주둔비 문제가 나올 것으로 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얘기할 것으로는 예상 못했다. 장관이나 그 아래 실무자 선에서 얘기될 것으로 봤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다만 “이들 문제는 어쨌든 실무 차원의 조정이 필요한 만큼 충분히 협의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더욱 핵심 의제로 올리고 여러 옵션에 대해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큰 틀에서 대북 정책과 경제를 ‘교환’하는 양상을 보인 가운데 한국의 성과가 적지 않지만, 대북정책에서 더욱 구체적 합의가 있었으면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을 표현한 전문가도 있었다.

김현욱 교수는 “가장 큰 성과가 대북정책 측면인데 더 구체적인 언급이 담겼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한국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남북 대화에 미국이 확실한 지지를 표명했는지 다소 불확실하다”면서도 “물론 이 부분은 앞으로 실무진에서 협의해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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