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대부업 이용, 저신용자 줄고 중신용자 늘고…P2P대출 급증도 한 몫

2016년말 대부업 이용실태 조사 결과

중신용자 이용비중 꾸준한 증가세

최고금리 인하로 대출심사 깐깐해지고

중신용자 대상 P2P대출시장도 성장

2011년말~2016년말 신용등급별 대부업 이용자 비중(%) /자료=금융위원회2011년말~2016년말 신용등급별 대부업 이용자 비중(%) /자료=금융위원회


신용등급 4~6등급의 중신용자들의 대부업 이용 비중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업 최고금리가 내리면서 대부업체들이 수익성 강화에 나선데다, 중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P2P(개인 간·Peer to Peer)대출 시장의 빠른 성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일 행정자치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말 대부잔액은 14조6,000억원으로 2016년 6월말(14조4,000억원)보다 1.6% 증가했다. 반면 대부업 등록업자 수와 거래자 수는 지난해 3월 대부업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된 뒤(34.9%→27.9%) 감소세를 이어갔다. 등록업자는 개인·소형업자가 감소함에 따라 지난해 말 8,980곳으로 상반기(8,980곳)에 비해 3.6%가 줄었다. 거래자 수도 2015년말 267만9,000명에서 지난해 6월말 263만명으로, 12월말 250만명으로 꾸준히 줄었다.

눈에 띄는 건 대부업체 이용자 중에서 저신용자는 줄고 중신용자가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76.7%로 2015년 말보다 1.2% 감소한 반면, 중신용자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1.2%포인트 오른 23.3%로 집계됐다. 이는 대부업 법정최고금리가 내린 뒤 대부업체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심사를 더 깐깐하게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P2P대출의 증가도 중신용자 비중이 늘어난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라 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신용자들을 위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P2P대출업체들이 ‘최저금리보상제’ 등 중신용자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P2P대출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P2P대출은 대출자와 투자자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중개 업체를 통해 대출을 신청하면 불특정 다수 투자자가 십시일반 방식으로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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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정부가 추정한 P2P대출의 잔액은 지난해말 기준 3,106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3배 넘게(220.5%) 늘었다. 사실상 P2P대출 잔액 증가(+2,137억원)가 지난해 하반기 전체 대부업의 대부규모 증가세(+2,500억원)를 주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P2P대출 증가를 제외하면 지난해말 대부 잔액 총 규모는 상반기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지난해 말 대부업 잔액 증가는 P2P대출영업 확대가 통계에 반영된 효과”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P2P대출 거래자 수도 상반기보다 2배 넘게(116.6%) 늘어난 6,632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P2P대출이 빠르게 늘어나자 금융위도 P2P대출업체들에 대한 제도적 감독·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P2P대출업체는 대부분 지자체 대부업자로 등록된 상태지만, 금융위는 이번 달부터 시행되는 개정 대부업법을 통해 P2P대출 업태를 별도로 구분하고 P2P대출업체들의 금융위 등록을 의무화했다. 금융위는 “보다 정확한 P2P대출업자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위해 등록 근거를 명확히 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또 우리나라 P2P대출 관련 제도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금융연구원에 해외 주요국의 P2P대출 사업모델·규율체계를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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