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당 대표로 뽑혀 정국이 ‘대선 연장전’처럼 흐르면 자유한국당은 곧 소멸할 것입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영남 보수층의 지지로 겨우 24%의 표심을 얻었는데 나머지 76%의 민심은 제가 파고들어 한국당의 부활을 이끌겠습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원유철(사진) 한국당 의원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정당은 결국 국민의 지지를 먹고 자란다. 젊은 세대와 수도권 유권자는 홍 전 지사에 등을 돌린 지 오래”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당의 당 대표는 모바일 사전투표와 당원선거인단 및 청년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3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다.
원 의원은 홍 전 지사가 대선후보 출마 이전 바른정당 입당을 타진한 것만으로도 당 대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지난해 말 이 계파, 저 계파 뛰어다니며 분당의 파국은 어떻게든 막아 보려고 노력했고 대선 때도 홍 전 지사의 당선을 위해 목이 쉬어라 열심히 선거 운동을 했다”며 “정작 홍 전 지사는 다른 당을 기웃거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접하고 인간적으로 너무나 섭섭한 마음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홍 전 지사는 대선 기간 쌓은 인지도로 적당히 무임승차하려는 후보다. 대표가 막말한다고 정당에 힘이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수도권 출신인 내가 ‘민심의 나침반’을 쥐고 한국당의 정치 영토도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정권교체의 작은 밀알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원 의원은 현 정부의 대북·안보 정책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안보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왜 적극적으로 중국을 설득하지 않는지 답답한 노릇”이라며 “전임 정부가 이미 합의를 해서 어쩔 수 없다, 너희들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면 반드시 철수하겠지만 지금은 배치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왜 못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죽도 밥도 안 될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원 의원은 “민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현안에는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지만 보수의 마지막 보루인 안보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고 각을 세워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원 의원은 자신이 대표가 되면 바른정당과의 통합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범(汎)보수 대통합은 이견을 달 수 없는 대전제”라며 “적도 친구로 만들면서 통합으로 나아가는 게 정치의 본령인데 사방에 지뢰만 심어 놓으면 어떡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밑천만 빼 오는 정치공학이 아니라 감동을 안기는 통합을 통해 보수의 쇄신을 주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상·나윤석기자 kim0123@sedaily.com 사진=권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