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평화의소녀상, 美 남부에도 서다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서 제막식

강일출 할머니 "비극 반복 말아야"

6월30일(현지시간) 강일출 할머니가 애틀랜타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6월30일(현지시간) 강일출 할머니가 애틀랜타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마침내 미국 남부에 첫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6월3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의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오전 세차게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브룩헤이븐 시 관계자, 현지 한인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89) 할머니가 직접 참석해 소녀상을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적셨다. 강 할머니는 제막식 전날 “브룩헤이븐에 소녀상이 세워져서 기분이 좋다. 소녀상을 세워 내가 겪은 비극을 후세들이 다시 겪지 않게 해야 한다. 일본과 다시 협상해 확실한 사과와 배상을 받아야 한다. 이제 시간이 별로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백규 애틀랜타 소녀상 건립위원회 위원장은 “평화의 소녀상은 미국 주류사회가 다 아는 역사”라면서 “먼 미래에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역사라는 것에 소녀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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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녀상 제막은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의 망언이 나오는 등 일본의 극렬한 반대 속에 이뤄져 더욱 관심을 끌었다. 소녀상 제막을 앞두고 시노즈카 다카시 일본 총영사가 “소녀상은 예술조형물이 아니라 증오의 상징물”이라고 헐뜯는 등 일본 측의 방해 공작이 어느 때보다 집요했다.

인구 5만명의 브룩헤이븐 시 의회는 지난달 23일 만장일치로 소녀상 건립을 의결한 바 있다. 존 언스트 브룩헤이븐 시장은 “용감한 산증인(강일출 할머니)이 오늘 와주신 데 감사하다. 용감한 분”이라며 “오늘 소녀상 건립으로 2차 대전 역사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인신매매 실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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