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막 오른 초대형 IB]직구부터 변화구까지 '운용의 묘' 두각…다양한 IB노하우도 강점

<4>한투, 삼성 자본시장과 기업의 콜라보레이션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 이후 실력 차이는 어디에서 나타날까. 증권사 CEO들은 두말 않고 ‘자산운용 능력’을 꼽는다. 조달한 자금을 굴려 기업에 모험자본에 투자하는 것이 초대형 IB의 궁극적인 목표인 만큼, 수익을 충분히 창출하고 이를 기업자금으로 흐르게 하는 선순환을 이루려면 ‘운용의 묘’를 잘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초대형 IB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모두 ‘운용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고 자부하고 있다. 두 증권사 모두 초대형 IB에 맞는 몸집 키우기도 완료한 상태다. 삼성증권은 자사주 10.94%를 삼성생명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한국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가 발행한 2,000억원어치의 회사채로 자기자본을 불렸다. 특히 삼성증권은 최근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에 가입한 헤지펀드 잔액이 업계 최초로 3조원을 넘어섰다. PBS는 증권사가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투자와 대출, 자문, 리서치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로 초대형 IB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는 전략적인 성과이다.

한국투자증권

IPO·회사채 인수 등서 좋은 성과

수십년간 IB 특화된 인력 육성에

TFT 신설로 인가 준비 끝마쳐



◇한투, 다양한 IB 경험을 경쟁력으로=지난해 한투증권은 ‘IB의 한투’란 명성에 걸맞게 기업공개(IPO), 프로젝트금융(PF), 유상증자·회사채 인수 등 대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넷마블게임즈, 두산밥캣 등 대형 IPO의 상장주관을 했고, 국내에 해외 법인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상장한 LS전선아시아, 화승엔터프라이즈, 두산밥캣 등 ‘해외 법인의 국내 SPC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또 부동산 투자 규모도 수익형 부동산 인수를 통해 지난해 약 2조4,000억원을 달성하며 급성장했다. 자산매입금액 기준 실무부동산 인수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을 40%나 가져갔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만 약 1조4,000억원을 인수했다. 지난 3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사 빌딩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펀드가 출시한 지 1시간 만에 ‘완판’된 것은 상징적인 사례다.

한투증권은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역량이 초대형 IB에서 충분히 발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환 한투증권 경영기획총괄 부사장은 “대출에만 국한된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부동산, 사모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다양한 상품을 운용한다”며 “발행어음 운용 역시 증권사, 특히 한투증권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야구로 치면 직구만 던질 줄 아는 것보다 각종 변화구를 구사하는 능력이 운용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는 것이 김 부사장의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경영기획총괄 조직 아래에 종합금융투자실 준비조직(TFT)을 신설했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작업을 맡고 당국 인가가 나면 정식 부서로 전환된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수십 년 동안 IB에 특화된 전문인력을 육성했다. 초대형 IB와 관련한 상품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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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은 금융위원회의 인가가 나면 올해는 서둘러 4조원 안팎의 발행어음을 발행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재계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인수·합병(M&A)이 많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투자 기회가 많을 것으로 한투증권은 보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삼성증권

대체투자 분야서 양호한 수익률

IB·리테일간 협업도 또다른 장점

IB인력 20% 늘려 ‘만반의 채비’



◇삼성증권, ‘대체투자’ 경험이 핵심 자산=삼성증권의 지향점은 ‘종합자산관리’다.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100여 명의 직원이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대형 금융센터 3곳을 열었고, 앞서 같은 해 7월에는 역시 업계 최초로 자산배분전략사업부를 만들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초대형 IB 시행으로 운용과 IB의 성장을 통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체투자가 강점이다. 최근 항공기 등 신사업과 해외투자, 인프라 등으로 대체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3월 국내에서 처음 열린 항공기 금융 컨퍼런스의 단독 스폰서로 나서며 항공 금융 부문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컨퍼런스에서 “다양한 항공기종에 위험을 분산시키고 새로운 투자기법과 구조를 개발해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도 대체투자에 관심을 높이고 있는 시장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저금리 시대, 주식과 채권 수익도 마땅치 않은 투자자에게 해외부동산, 항공기 등 대체투자는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또 투자처 다변화를 위해 유럽과 미국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중국 중신증권, 대만 KGI증권 등과 제휴를 맺었으며, 최근 베트남 최대 증권사인 호치민 증권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원정 삼성증권 IB본부장은 “증권사와 운용사의 유기적 관계, 역량 및 트랙 레코드가 중요한데, 삼성증권은 삼성SRA자산운용과 함께 2014년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 실버 타워를 시작으로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소재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펀드를 성공적으로 국내에 공급해왔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의 또 다른 강점은 IB와 리테일 간 협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ADT캡스와 같은 우량회사 인수금융을 기초자산으로 한 신용 DLS 상품을 출시한 것 등이 대표 사례”라며 “개인 고객들이 소액으로라도 우량부동산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역시 초대형 IB를 위한 만반의 채비를 마친 상태다. 올 들어 5개월 새 IB 인력을 20% 늘렸다. 올해 1·4분기에는 기업공개(IPO) 주간 계약을 12개나 따내고, 프라임브로커리지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로 올라서기는 등 초반 기선 제압에 나섰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커진 만큼 해외에서도 다양한 자본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대체상품을 발굴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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