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정보공개의 질을 높이고 국민과 외부 전문가가 국가 예산 편성과정에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주민 참여예산을 시행했던 서울시는 3년 만에 채무 7조원 감축과 복지지출 3조원 증가, 임대주택 8만가구 건설에 성공했다”며 “국민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야 기득권층의 반발을 이겨내고 지출 구조조정과 재분배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도 “지금의 예산 배분이나 특정 사업에 대한 지원이 얼마나 효율성이 있는지, 정책 목적을 달성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꼼꼼히 봐야 한다”며 “전문가 내지는 외부인이 예산 편성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민과 전문가가 예산 편성과정에 참여하면 결정안에 힘이 실린다는 얘기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민간위원 23명을 포함해 총 60명의 재정정책자문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정에 대한 외부 의견을 듣지만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산 관련 정보공개의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 소장은 “국민들에게 예산 자료를 그냥 제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단순히 예산만 봐서는 안 되고 정부 정책에 대한 설명과 그에 따른 행정집행, 예산편성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포함한 원점에서의 예산 재편성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증세보다 지출 구조조정이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기존 유지사업 예산을 조정하려고 할 경우 저항이 크다”며 “관행적으로 집행되는 예산에 대한 전면 재검토 없이는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하는 부자증세도 힘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