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올 상반기 악전고투 속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내수에서는 신차를 앞세워 비교적 선방했지만 글로벌 경쟁 심화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수출과 해외 판매가 급감했다. 하반기에도 중국 쇼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3일 완성차 업계가 발표한 6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는 지난 달에 내수 시장에서 13만9,842대, 수출을 포함한 해외 시장에서 55만1,841대 등 총 69만1,683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내수는 13.2% 줄고 수출·해외판매도 14.4% 감소한 수치다. 내수의 경우 지난해 6월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서 수요가 막판에 몰린 탓에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판매는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가 이어지면서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10% 이상 줄었고 한국GM과 쌍용차도 유럽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큰 폭으로 줄었다.
완성차 5사는 올 상반기에 내수 시장에서 77만9,625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4.0% 줄었다. 지난해 소비 진작 차원에서 상반기 내내 개소세를 깎아준 것을 고려하면 감소폭이 크지 않다. 기아차와 한국GM이 다소 부진했던 반면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도 내수 판매가 1.8% 줄었지만 그랜저IG와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나름 선방했다.
수출은 줄기는 했으나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감소폭을 최소화했다. 5사의 상반기 수출 물량은 133만3,704대로 전년 대비 0.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1.6%)와 르노삼성차(7.8%)의 수출이 늘었고 한국GM(-6.5%), 쌍용차(-29.3%)는 크게 줄었다.
내수와 수출·해외판매를 모두 합친 완성차 5사의 상반기 판매량은 400만3,74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5만7,973대에 비해 8.1%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이 비교적 괜찮았던 반면 현대·기아차 해외생산분의 판매가 급감한 탓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생산분 판매는 각각 12.9%와 16.7% 추락했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 판매가 2·4분기에 크게 줄었다. 지난달에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에서 3만5,000여대와 1만7,000여대를 파는데 그쳐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했다.
하반기 상황도 녹록치 않지만 상반기에 비해서는 다소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쇼크’가 이어지겠지만 상반기에 비해서는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신차 효과가 본격화되는 3·4분기에 내수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코나’와 ‘스토닉’을 유럽과 미국 등지에 순차적으로 출시하는데 이어 중국에서도 ‘신형 ix35’와 ‘K2크로스’, ‘페가스’를 3·4분기에 투입해 실지 회복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