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불공정 거래 혐의에 대한 조사처럼 오랜 시일이 걸려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의 일환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공식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이라도 경쟁 침해 혐의가 있는 행위를 중지할 수 있는 ‘임시 조치(interim measures)’를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U의 현 제도에서도 ‘임시 조치’를 부과할 수 있지만 불공정 거래 혐의를 받는 기업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초래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증명 기준이 높아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조치여서 EU가 실제 대응에 나서기 위해서는 최종 결론이 나야만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베스타게르 위원은 “‘임시 조치’라는 도구 상자를 갖고 있다면 왜 이 도구가 사용되지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기준 조건을 완화해 해당 기업에 시정을 명령할 수 있도록 변화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임시 조치가 제도화될 경우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반독점 규제에 나서고 있는 EU의 힘이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구글에 대해 불공정 거래 혐의로 사상 최대의 과징금인 24억2,000만유로(약 3조원)를 부과했으며 이 외에도 주요 인수합병(M&A)을 불허한 바 있다.
EU 경쟁 당국이 권한 확대를 희망하는 것은 구글 조사 과정에서 무려 8년이 소요돼 업계의 피해를 초래했다는 비판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글과 경쟁하던 유럽 기업들은 EU의 시정명령을 재촉했지만 실제로 EU가 개입하지 않은 탓에 매출과 투자가 급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