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능 절대평가 전환하면 전과목 1등급 12배 증가

교육부·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뮬레이션 결과

상대평가때보다 1등급 10배 늘어나는 과목도 생겨

과목간 1등급 비율도 최대 5배 차이로 벌어져..과목별 편중현상 생길수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전과목 1등급을 받는 학생이 최대 12배까지 늘어나고 과목별 1등급 비율이 5배까지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시 수능의 변별력이 상실되면서 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쉬운 과목으로의 편중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물수능’이었던 2015학년도 수능이 절대평가로 치러졌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하면 전 영역 1등급(국영수 90점이상, 탐구 40점 이상)을 받는 학생은 1만4,501명(2.44%)인 것으로 추계됐다. 2016년 학년도 수능을 절대평가로 환산하면 1만3,289명(0.85%),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은 2017학년도 수능의 경우 4,704명(0.85%)다. 2015~2016학년도 수능 전과목 1등급이 각각 1,140여명, 1,560여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절대평가 전환시 1등급 인원이 최대 1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수능 난이도에 따라 전과목 1등급 인원이 최대 3배 이상 차이나는 현상도 확인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1개 대학 신입생 정원을 평균 3,000명으로 가정하면 수능이 2015학년도처럼 쉽게 출제될 경우 이론적으로는 서울의 상위 5~6개 대학 지원자가 모조리 1등급 성적표를 받는다는 뜻”이라며 “특히 이공계의 경우 전과목 1등급이 5,000명을 훌쩍 넘어 전국 의예과 입학정원 2,500여명의 2배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목별로는 1등급 인원이 최대 10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절대평가 전환시 과목별 1등급 수를 보면, 2015학년도의 경우 국어A형은 4만3,434명(15.34%), 국어 B형은 1만6,598명(5.40%)다. 2017학년도 기준으로는 국어의 1등급 수는 3만3,199명(6.0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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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2015학년도 A형의 경우 5만7,280명(14.18%), B형의 경우 3만3,743명(21.87%), 2016학년도는 각각 3만3,236명(8.49%), B형 2만4,762명(15.80%)로 집계됐다. 2017년의 경우 수학 가형은 1등급이 1만2,513명(6.98%), 나형은 1만6,466명(4.77%)로 추계됐다.

영어는 2015학년도의 경우 1등급이 9만664명(15.61%), 2016학년도 5만1,249명(9.02%), 2017학년도 4만2,867명(7.82%)였다.

사회탐구영역(10개 과목)은 1등급 비율이 2015학년도의 경우 선택과목에 따라 23~37%, 2016학년도는 19.9~41.5%, 2017학년도는 22.9~34%까지 분포했다. 과학탐구영역(8개 과목)은 1등급 비율이 과목에 따라 2015학년도의 경우 8.7~26.9%, 2016학년도 6.3~36.6%, 2017학년도 11.6~24.8%까지 분포했다. 상대평가에서 1등급이 상위 4%라는 점을 감안하면 1등급 수가 최대 10배까지 늘어나는 과목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2016학년도 과학탐구영역처럼 선택과목에 따라 1등급 비율이 최대 5배 이상 차이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분석 결과가 절대평가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수능 난이도에 따라 1등급의 수가 천차만별로 바뀌고 수능 변별력 상실로 ‘심층면접’, ‘논술’ 등 다른 형태의 입시가 도입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과목별로 1등급 비율이 크게 달라 쉬운 과목으로 편중되는 현상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수능을 쉽게 출제하면 1등급이 크게 늘어나 변별력이 떨어지고, 어렵게 출제하면 사교육 부담 해소라는 정책목표와 상충되는 딜레마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능의 변별력이 사라지면 내신성적이 안 좋은 학생의 경우 수능에서 만회할 기회가 사라진다”며 “수능 1등급을 받기 위해 오히려 수능 사교육이 증가하고 ,내신은 내신대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오히려 학생들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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