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LG·SK·아모레G가 금융회사? 엉뚱한 업종분류에 시장 혼란

분류 개정에 지주사 금융업 편입

은행주 빠져도 금융업지수 상승

거래소 "문제 있지만 따를수밖에"

주식 시장의 업종 분류가 엉뚱하게 바뀌며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변경 첫날 LG·SK·GS·아모레G(002790) 등 지주회사들이 금융업종으로 분류되며 은행주 등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도 금융업 업종지수는 상승세를 보이는 지수 왜곡 현상이 나타났다. 지주사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해외 사례만 따라 무리하게 금융업종에 편입시킨 통계청의 탁상행정이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켰다.


3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금융업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8%(2.5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이날 금융업종 구성 종목을 살펴보면 지수는 금융주가 아닌 지주사들의 상승에 올랐다. 삼성생명·한화생명 등 보험주들과 NH투자증권·삼성증권 등 증권주들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날부터 금융업에 포함된 아모레G·SK·GS·CJ 등 지주사들이 상승세를 타며 금융업 전체 지수를 오름세로 이끌었다. 지주사들은 통계청이 연초 발표한 한국표준산업분류 개정에 따라 이날부터 금융업종지수에 신규 편입됐다. 업종을 재분류한 한국거래소 측은 “금융업과 성격이 다른 지주회사들이 금융업종에 포함돼 시장 혼란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거래소 입장에서는 통계청이 표준산업분류를 개정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이번 업종 변경에서 금융업에 편입된 아모레G나 한국콜마홀딩스(024720)·코스맥스비티아이(044820) 등 화장품 자회사를 둔 지주회사들은 중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에 따라 주가가 춤을 추는데 이는 금융업과는 무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차원에서 문제를 인식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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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지수를 벤치마크 하는 상품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로 증권주가 오르고 시중금리 상승에 은행주가 주목 받는 상황에서 금융업종을 추종하는 간접투자상품이 늘었는데 이번 업종 분류 변화로 왜곡된 지수에 기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문재인 정부 이후 지주사 전환이 늘어나며 현대중공업·BGF리테일(027410) 등과 롯데그룹 지주사들이 자칫 금융업종으로 편입되며 시장의 혼란을 더 가중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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