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대책에 따른 대출규제 시행 첫날인 3일 예상대로 은행 주택대출 창구와 중개시장은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대출 수요는 지난달 말에 집중됐고 매매시장의 관망세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날 시중은행의 한 창구 직원은 “지난주까지 대출 강화에 대해 안내를 많이 했는데 오늘은 상담 요청 자체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은 지난주까지 절차가 다 마무리됐다”며 이번 대책이 적용되기 전인 지난주에 대출 접수를 서두른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는 후문을 전했다. 다만 새롭게 규제가 적용된 탓에 대출에 애로가 생겨나는 모습도 보였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창구 직원은 “기존 대책에 따르면 중도금대출을 새로 받을 수 있었던 한 고객에게 새 대책이 적용되면 대출이 가능할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말한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주택시장에서도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한편 이번 대책 시행이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당장 시세 조정에 압박으로 미치기보다 오는 8월 예고된 정부의 가계부채 추가 대책 등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고액자산가들의 투자가 많은 강남권의 경우 대출규제가 10%포인트 강화된다는 것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대책에 따른 심리적 위축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개포동의 B공인 대표는 “강남 재건축에 투자하는 사람 중 대출한도를 다 채우는 경우를 비율로 따지면 많아야 100명 중 3명”이라면서도 “하지만 규제 강화로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시세는 쉽게 반등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B 공인중개사도 “잠실주공 5단지에서 6·19대책 이후 5,000만원 하락한 매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면서도 “시장에서는 8월에 있을 새 가계부채 대책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규제 강화가 시세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는 우려가 컸던 강북권에서도 충격은 예상보다 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여름이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다 현재 추가 모멘텀이 없어 보인다”며 “8월 추가 대책 이전까지 관망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조권형·김기혁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