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국제사회 왕따 당하는 트럼프”··메르켈 ‘美 친구’ 빼고 ‘獨佛 유럽엔진’ 표현

집권주도 가능성 큰 메르켈 정파 총선 공약서 밝혀

'친구'라고 명시한 2013년 공약집과 달라져

독일의 기독민주당 당수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3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9월 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베를린=EPA연합뉴스독일의 기독민주당 당수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3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9월 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베를린=EPA연합뉴스




독일 대연정 집권 다수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오는 9월 총선강령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에 ‘친구’ 표현을 삭제했다.


기민기사연합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정 지속, 보호무역주의, 미국 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 증가 여부 같은 주요 이슈를 두고 사사건건 이견을 보이는 상황이다.

집권 다수당으로서 차기 연정도 주도할 가능성이 큰 기민기사연합은 3일(현지시간) 선거공약집에서 미국은 현재 “가장 중요한 유럽 밖 파트너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고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범국이자 패전국인 독일이 정상국가로서 다시 국제사회 일원이 되게끔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점을 예의 거론하면서 가까운 관계라는 것을 강조하고 더 긴밀하고, 강력하며, 지속해서 연결되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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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집은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많은 외교 문제에 대해 입장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상태라며 평가하고 파리기후협정 이탈 결정을 내린 것이 유감스럽다고 이례적으로 적시했다.

앞서 기민기사연합은 직전 2013년 총선 공약집에서는 “미국은 유럽 밖에선 독일에 가장 중요한 친구이자 파트너”라고 명시했다. 나아가 “그러므로 미국과의 우정은 우리 국제협력의 주춧돌로 여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독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와 신뢰도는 바닥이다. 따라서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파고들어야 하는 독일 각 정파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에 적절하게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의 미국과 메르켈의 독일이 이런 현실을 보이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이라는 신성이 대통령으로 등장하여 다수당을 이끌며 유럽의 젊은 리더십으로 주목받는 프랑스와 관련해선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의 엔진”이라고 명쾌하게 표현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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