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G20앞두고…반격 나선 시진핑

트럼프와 통화 북핵 등 논의

"마라라고 합의 위배" 실망

美의 대중 압박 강화에 반발

대만해협서 항공모함 훈련

남중국해 갈등 재부상 조짐

3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남부 브누코보 공항에서 러시아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연합뉴스3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남부 브누코보 공항에서 러시아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미국 측의 대중 압박 전환 움직임에 강한 불만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대중 압박을 다시 강화하기 시작한 후 시 주석의 반응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핵무기 실험 등 한반도 이슈를 논의하면서 “마라라고 합의와 다르다”며 미국이 최근 중국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태도로 변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매체들도 “시 주석이 부정적인 요인들이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 정상회담 합의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실질적 진전을 이루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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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중 무역 이슈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에 불만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시 주석의 언급이 최근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 간 관계에 긴장 징후가 노출되기 시작한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노력은 고맙게 생각하지만 노력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냈고 이후 한동안 침묵했던 중국에 대한 외교·안보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과 미국의 틈이 다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에 나서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재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5일 산둥성 칭다오 모항을 떠나 홍콩으로 이동 중인 랴오닝함 전단이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훈련을 벌였다고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를 인용해 보도했다. SCMP는 랴오닝함의 이번 일정은 영토 주권을 사수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의 관계에 냉기가 흘러들면서 중국의 시선은 다시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날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틀간의 일정으로 3일 러시아를 방문한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한반도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날 중국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중미 관계에서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는 미국은 신뢰할 수 없다”면서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가 진정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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