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러 가구가 모여 사는 다가구주택에 집주인이 거주하면서 나머지 가구를 임대 놓는 모습 종종 보셨을 텐데요. 하지만 집주인이 살면서 월세를 받는 이 같은 다가구주택은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집주인이 꼬박꼬박 월세수입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었는데요. 정부가 이같은 세금 사각지대를 교묘히 이용하는 다가구 임대주택 시장을 양성화하기로 했습니다. 보도에 정창신기자입니다.
[기자]
정부는 다가구주택 소유주가 해당 주택에 거주하면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없었던 기존 제도를 뜯어고쳐 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간임대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늘(4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18일부터 시행됩니다.
그동안 집주인이 살면서 나머지를 임대 놓는 다가구주택의 경우 임대주택 등록이 안돼 세금을 부과할 근거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집주인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세금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겁니다. 임대사업자 등록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 다가구주택은 86만5,000여 가구입니다.
전국 주택수가 1,636만7,000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5% 남짓입니다.
업계에선 집주인이 살면서 임대를 놓는 다가구주택은 20만 가구가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정부엔 관련 통계도 없는 상황입니다. 국토부는 다가구 임대주택 현황통계를 올해 안에 조사해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이 같은 다가구주택은 미등록 임대주택이다 보니 세입자는 임대차계약을 해놓고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집주인 거주 다가구 임대주택 양성화로 세원 사각지대를 없앨 뿐만 아니라 세입자 보호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임대주택으로 등록된 다가구주택은 임대의무기간을 최장 8년간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률을 연 5% 이내로 제한했습니다.
또 30가구 이상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할 때 지자체에 사전신고를 의무화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자체장이 임대보증금 보증가입 여부, 토지소유 여부 등을 사전에 확인하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