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시장은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국경 간 M&A가 크게 늘어났다. 국내 M&A시장은 중국과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국경 간 거래 실적으로 ‘우물 안 개구리’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시장 확대와 개별 산업군의 발전을 위해 국경 간 거래가 필요했던 만큼 향후 M&A시장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4일 발표한 상반기 국내 M&A시장 리그테이블(순위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경 간 자본유입과 자본유출은 각각 70억달러(약 8조444억원)와 72억달러(약 8조2,742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24%, 2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전체 국경 간 자본유출이 221억달러(약 26조6,415억원)를 기록해 최근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올해 다시 최고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거래 재무자문은 이번에도 글로벌투자은행이 상위권에 올랐다. 그나마 5위를 삼일PwC가 차지해 체면치레를 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점유율 9.5%를 기록하며 재무자문 1위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1·4분기 미국 GE그룹의 현대카드 지분 매각을 마무리하는 등 대형 딜을 주관했다. 골드만삭스는 상반기 시장의 랜드마크 딜 중 하나였던 대성산업가스의 매각을 주도했고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 매각 자문도 진행했다. 모건스탠리는 울산 알루미늄 JV설립 주관을 맡는 등 점유율 7.8%로 2위를 기록했다.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그룹도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 매각 자문을 통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SK의 LG실트론 지분 인수 건을 맡는 등의 실적으로 4위를 기록했고 삼일PwC의 경우 더블유게임즈가 인수한 미국 DDI(Double Down Interactive)와 SK종합화학의 미국 다우케미칼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 부문 인수를 주관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법률자문 부문에서는 법무법인 김앤장이 204억7,500만달러(약 23조5,708억원) 규모의 M&A 거래 70건을 자문하며 1위(거래총수 기준)에 올랐다. 세종이 69억700만달러(약 7조9,513억원) 규모의 M&A 거래 41건을 자문하며 김앤장을 바짝 뒤쫓는 모습이다. 법무법인 광장과 태평양은 각각 3위와 4위로 뒤를 이었다.
한편 상반기 누적 M&A거래대금(인수 기준)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388억달러(약 44조6,743억원)로 집계됐다. 거래건수는 694건으로 6% 감소했다. 2·4분기 기준으로 봐도 거래건수는 355건으로 4% 감소했지만 거래 규모는 248억달러(약 28조5,547억원)로 53% 증가했다. 상반기 최대 거래는 10조671억원 규모의 롯데그룹의 분할·합병딜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