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현지 관광 업계에 따르면 랴오닝성 선양시는 최근 지역 중국 여행사를 대상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신청한 한국행 개별 비자를 내주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양시는 이미 중국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 비자는 발급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여행사가 한국을 오가는 소상공인(보따리상)을 대상으로 개별 비자를 발급하는 것을 중단하는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중국 선양시 관계 당국이 일부 중국 관광 업체가 공공연히 개별 비자 업무를 대행하는 광고를 하는 것을 문제 삼아 이 같은 개별 비자 금지 구두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다소 완화 조짐을 보이던 중국의 금한령과 사드 보복이 재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중국이 올해 3월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금지시킨 후 한국행 단체 비자 접수는 사실상 끊겼지만 자유 여행을 원하는 중국인의 한국행 개별 비자 신청과 발급은 진행돼왔다. 현지 관광 업계에서는 선양시의 일부 개별 비자 금지 사례가 주요 도시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 3월 초 주요 여행사 관계자들을 소집해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도록 구두 지시한 후 한국행 비자 발급 건수는 급감한 상황이다. 특히 개별 비자 발급 신청도 감소해 상하이 한국공관에 접수되는 개별 비자 신청은 주당 약 8,000건에서 3월 이후 4,000건으로 줄었고 베이징의 경우 주당 5,000건에서 2,000건, 선양은 주당 6,000건에서 3,000건으로 줄어드는 등 절반 이상 감소했다. 현지 관광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별 비자 금지 조치는 일부 중국 관광 업체의 공공연한 비자 대행 광고가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