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막 내리는 소셜커머스 무료배송 전쟁

적자난에 비용부담 한계 도달

티몬 슈퍼마트 무료 배송비 25% ↑

쿠팡은 작년 로켓배송 2배 올려

소셜 3사 시간예약·익일도착 등

선택·집중 통한 차별화로 승부





소셜커머스 3형제 간에 치열하게 펼쳐졌던 무료배송 경쟁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비용부담’이라는 한계에 부딪히면서 무료배송 기준액을 올리는 등 배송비용을 현실화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슈퍼마트’의 무료배송 기본비를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인상했다. 이에 따라 2만5,000원 이하의 물품을 구매하면 3,000원의 배송비를 내야 한다. 이번 인상에 대해 티몬 측은 “인프라 투자와 배송 인력·차량 확충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티몬은 2015년 6월 처음 ‘슈퍼마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올 1월에 신선식품, 냉장식품으로 확대하며 예약배송을 시작했다. 예약배송 물품 확대 등에 따라 물류비, 인건비 등이 추가로 소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이) 누적 적자가 쌓이는 가운데 무료배송을 과거처럼 유지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창업주인 신현성 전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난 것도 6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작용한 듯 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앞서 쿠팡 역시 무료배송 경쟁의 막을 내린 바 있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자체 배송 인력인 쿠팡맨이 직접 24시간 내 배송해주는 ‘로켓 배송’의 기본비를 9,800원에서 1만 9,800원으로 올렸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 한해 2시간 내 배송 서비스도 종료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무리한 배송 정책만 내세우다 결국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유통업계에서 배송서비스 질을 높이거나 차라리 단독 상품을 구비에 집중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같이 소셜커머스 3사가 배송경쟁에서 발을 빼고 ‘시간예약(티몬)’ ‘익일도착·감성마케팅(쿠팡)’ ‘최저가(위메프)’ 등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배송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실적과 무관치 않다. 쿠팡·위메프·티몬은 각각 지난해 기준 5,653억, 636억, 1,585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3사의 영업손실 총액은 약 7,900억원으로 2015년보다 손실 폭이 400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무료배송 경쟁이 막을 내리면서 소셜 커머스로 시작한 3사의 정체성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셜 커머스는 출범 초반 공동구매를 통해 최저가를 실현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학습효과로 고객들이 한 사이트에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쇼킹딜’ 등 특정 딜을 따라 유동적으로 구매하면서 자체 충성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배송 경쟁을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의 정체성도 희미해진 데다 무료배송 경쟁력까지 잃은 가운데 다른 온라인 쇼핑몰들과 가격 경쟁이 아닌 상품 구성과 배송 서비스의 질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