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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②] 아이돌의 ‘스토리텔링’, ‘팀 정체성+대중성’ 잡는 성공 아이템

아이돌 그룹에게 있어 ‘콘셉트’는 불가분의 관계와도 같다. 팀을 아우르는 얼굴이자, 대중에게 전달하는 팀의 메시지이기도 한 이 콘셉트를 통해 아이돌 그룹들은 많은 사람들의 이해와 공감이라는 힘을 얻는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이러한 콘셉트는 점점 구체화되고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는 추세다.

/사진=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사진=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방탄소년단은 물론 트와이스, 여자친구, 세븐틴, 러블리즈, 우주소녀, 몬스타엑스, 빅스 등 현재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이돌 그룹들이 유기적인 콘셉트로 앨범을 선보이며 차곡차곡 자신들만의 음악적 세계관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


가령, 동일한 가판대 위에서 다른 상품과는 차별된 디자인과 문구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야 하는 상품들처럼, 아이돌의 음악 역시 ‘유일무이한’,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독창성을 내세우지 않으면 안 됐다. 그들이 선택한 연작 시리즈 앨범은 이러한 부분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성공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스토리텔링 콘셉트를 선보이는 대표적인 그룹 중 하나인 몬스타엑스는 ‘THE CLAN 2.5부작’을 통해 아픈 청춘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렸다. 몬스타엑스 측은 “시리즈의 ‘Part. 1’의 콘셉트는 ‘LOST’로 상실과 아픔을 통한 클랜의 시작을 담아내고 있으며, ‘Part. 2’는 ‘GUILTY’로 부조리한 세상과 맞서 오히려 자신들의 순수함을 지켜나가는 스토리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각의 파트들은 ‘LOST&FOUND’, ‘GUILTY&INNOCNET’라는 상반된 개념을 코드화 하여 두 버전의 앨범 발매로 활용하는 등 숨겨놓은 단서들을 찾는 재미를 더했다”고 다른 팀과의 차별성을 언급했다.

데뷔와 함께 ‘악몽’이라는 중심 주제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드림캐쳐 측은 결말에 대한 가변성을 바탕에 두고, 지속적으로 스토리텔링 방식을 취하고 있다. 드림캐쳐 측은 “한가지 결말을 정해두고 달려가기 보다는 큰 물줄기는 가지고 가되 그 사이에서 생겨나는 잔 줄기들을 다듬어 나가려 한다”며 “드림캐쳐 본연의 시대관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대중들의 니즈에 맞춰 변화하려 하고 있다”고 드림캐쳐 만의 스토리텔링의 방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현재 아이돌 가수들의 활발한 해외 활동에도 힘을 더한다. 앞서 방탄소년단이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도 미국 팬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손꼽히는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스토리텔링에서 나오는 소통의 힘이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청춘, 성장 그리고 이에서 비롯된 비판의식을 통해 보다 빠른 속도로 해외 음악 시장에 파고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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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에 대해 몬스타 엑스 측 역시 “K-POP 시장이 성숙해지고 팬덤층 역시 글로벌해짐에 따라, 앨범 단위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는 제약이 뒤따랐다”며 “다양한 국가, 연령의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보다 심도 깊은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스토리텔링 방식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몬스타엑스의 스토리텔링에 따른 확고한 성장세는 국내외 여러 가지 지표로 확인되고 있는데 특히 해외 쪽 반응이 매우 뜨겁다”며 “지난 달 19일 발매한 첫 정규 리패키지 ‘샤인 포에버’ 앨범이 국내 각종 음반 차트는 물론 전 세계 총 19개국 ‘월드와이드 아이튠즈 차트 K-POP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더 클랜’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세 번째 미니앨범이 일본과 미국 2개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음을 감안하면 이는 10배 가량 늘어난 수치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콘텐츠 전반에 이러한 스토리텔링을 녹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3~4분 남짓한 한 곡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퍼포먼스, 그리고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멜로디 라인 등을 모두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정된 스토리라인이 정해지면 변화에 제약이 따르기에, 때로는 이러한 부분이 오히려 자신들이 정해놓은 틀 안에 갇히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수들은 이에 대해 일정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굳이 제약이라고 인식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한다.

드림캐쳐 측은 “스토리텔링이 곡 선정부터 의상, 전체적인 톤 앤 매너를 정할 때도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며, 콘셉트 상의 제약이 생기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그 부분을 제약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외전, 번외편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제약이라고 여기는 순간 이것은 그룹의 약점으로 굳어진다. 그것을 깨는 것이 스토리텔링을 하는 기획자로서의 역할이다”고 밝혔다.

앞서 언급처럼, 비록 일반 앨범에 비해 다소 책임과 수고가 뒤따르기는 하지만, 하나의 덩어리로 뭉뚱그려서 통칭되는 아이돌 시장에서 변별력을 가지는 데는 이만큼 좋은 요소도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하나의 무대만 봐도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히 드러나는 만큼, 음악 팬들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스토리텔링에 의한 앨범 기획 추세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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