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프로듀스101 시즌2’(이하 ‘프듀2’)에 출연한 이후 갑자기 높아진 인기가 마냥 놀라운 위에화 연습생들의 솔직한 감정 표현 속에는 꾸밈을 모르는 그 나이대의 순수함을 엿볼 수 있었다. ‘데뷔’라는 막연한 목표 아래 가능성 하나만을 믿고 땀을 흘리며 연습을 했던 위에화 연습생들은 ‘프듀2’를 통해 무럭무럭 자라나갔다.
‘프듀2’에 출연했던 지난 3개월의 시간 속에서 벌어진 다양한 경험들은 위에화 연습생들의 성장에 큰 자양분이 돼 주었다. 여러모로 좋은 경험이 된 ‘프듀2’였지만,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만약 시간을 돌이켜서 다시 3개월 전으로 갈 수 다면 이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첫 소속사 평가 때 형섭이형과 같이 ‘픽미’를 추고 싶어요.(웃음) 그때 사실 ‘픽미’를 추기 좋은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첫 만남이다보니 탐색하는 시선도 많았고, 견제하는 분위기도 있었죠. 그때 왜 ‘픽미’가 나왔냐면, 촬영이 길게 이어지다보니 피곤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었거든요. 제작진이 ‘화장실 갔다 올 사람은 화장실 다녀오라’고 말을 하면서 쉬는 시간을 주었고, 힘을 내라며 시즌1의 주제곡인 ‘픽미’를 틀어주셨어요. 만약 형섭이 형이 아니었으면 ‘픽미를 출까 말까’ 고민도 안 하고 그냥 안 나갔을 텐데…” (의웅)
“사실 그때 제작진이 카메라가 꺼진 상황이라고 말했었어요. 그래서 다들 앉아서 쉬고 있었는데, 노래를 듣다말고 형섭이가 흥이 났는지 ‘나가자 나가자’ 그러더니 우리 대답도 듣지 않고 갑자기 혼자 뛰쳐나가더라고요.” (승혁)
안형섭은 ‘프듀2’ 1회에서 쉬는 시간 흘러나온 ‘픽미’ 음악에 맞춰 수많은 연습생과 트레이너 앞에서 춤을 추면서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내 분량은 내가 챙긴다’라는 자막처럼 안형섭은 자신의 분량을 톡톡히 챙기며 빠르게 국민프로듀서의 마음을 사로잡아 나갔다. 당시 상황이 더 웃겼던 것은 안형섭과 함께 무대를 꾸몄던 위에화 연습생들은 전혀 무대 위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 왜 안 나왔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안형섭 역시 “저도 위에화 친구들이 무대 위로 나올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제가 사람들 앞에서 픽미를 춘 것에 대한 댓글 중 하나가 ‘영리하다’ ‘분량을 만들 줄 아네’였는데, 사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 그런 거 계산할 줄 몰라요. (웃음) 정말 노래 듣고 신이 나서 나간 것 뿐이었거든요. 전에 ‘픽미’ 연습을 한 적이 있었는데 노래를 들으니 저도 모르게 흥이 나더라고요. 정말 신나서 애들에게 같이 나가자고 제안을 했는데 아무도 안 나왔어요.”
시무룩한 안형섭의 목소리에 이의웅이 이내 해명했다.
“형이 제 옆자리를 앉았는데, 보니까 흥분을 한 상태더라고요. 그래서 ‘형 잠시만요, 상황을 보고 나갑시다’라고 했는데, 이미 형은 자리를 박차고 떠난 후였어요. 사실 ‘프듀2’ 하기 전에는 형섭이 형 성격이 4차원적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 가면 갈수록 재밌어 졌어요. 개그도 4차원 적이지 않고, 여러 부분에서 빵빵 터질 때가 많아요. (웃음)” (의웅)
최승혁은 동갑내기 친구 안형섭에 대해 “감수성이 풍부하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다. 감성이 있어서 그런지 혼자만의 세계가 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안형섭의 남다른 감성은 그가 과거 운영하던 블로그를 통해 온라인상에 널리 알려진 바 있다. 미니홈피에 올린 ‘안녕 음악아’와 같은 글에서부터 순수한 감성이 담긴 블로그 글까지. 이에 대해 언급하니 민망한 듯 미소짓던 안형섭은 “연습하다 쌓인 마음을 풀 곳이 필요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연습생 생활이 쉽지 않잖아요. 연습을 하다보면 쌓이는 것이 있는데, 뭔가 속마음을 풀 곳이 필요했고, 당시 제 생각이나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한 용도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게 공개가 돼서 파장이 있을 줄은 몰랐다. 블로그는 작년 여름 가을 쯤에 썼던 것 같아요.” (형섭)
여전히 데뷔를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위에화 연습생들은 ‘프듀2’를 통해 인지도와 실력적인 측면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 내디딘 상황이다. 많은 것을 알려준 ‘프듀2’에서 위에화 연습생들의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일까.
“‘팝’ 무대에서 1등을 했을 때가 제게 있어 ‘결정적 순간’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진짜 긴장했었거든요. 저와 기원이 형이 1등 후보였었고, 형도 분명 1등 하고 싶었을 텐데, 그냥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그러다 제가 1등으로 호명되니 형이 진심으로 축하해줬어요. 그때 너무 좋았어요.” (정정)
“얼마 전에 형섭이와 의웅이가 출연했던 ‘프듀2’ 콘서트에 갔었어요. 자랑스럽고 멋있었는데 모든 무대가 끝나고 VCR에서 ‘프로듀스101이 끝납니다’라면서 우리가 했던 ‘딱 좋아’ 무대가 스쳐 지나갔는데, 뭐랄까 지난 시간들이 함께 스쳐 지나가면서 ‘진짜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결정적인 순간이라기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만약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금 더 분량을 확보하려고 노력해서 다음 포지션 평가까지 가고 싶어요. 보컬로서 잘 할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승혁)
“저는 ‘쉐이프 오브 유’에서 앙코르를 받았을 때가 생각이 나요. 리허설 하기 전날 PD님이 저희가 한 무대를 보면서 ‘더 보여줘야 하는데’라고 말을 하셨거든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무대를 잘 마쳤을 뿐 아니라 끝날 때 앙코르를 받아서 무척 기뻤어요.” (저스틴)
“저는 ‘니가 알던 내가 아냐’ 무대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처음에는 정말 말도 없고, 조용해서 힘들었는데, 친해지고 나서부터는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랩을 잘하는 형들과 만나서, 랩 메이킹도 하루 만에 이뤄지고, 반복 연습을 하면서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원래 곡이 너무 짧아서 각 한 사람씩 하고 싶은 말 한 마디씩 넣었는데 저는 ‘어떤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서 ‘메타몽, 정체 모를 놈’이라고 지었어요. 랩메이킹부터 연습을 반복하면서 정말 재미있게 무대를 만들었고, 반응도 실제 콘서트 저리가라 할 정도로 뜨거웠었죠.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의웅)
“저는 D에서 A를 받았을 때가 저에게 있어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영상 평가를 찍을 당시만 해도 ‘여기서 더 떨어지면 어떡하지’라고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열어보니 A가 나온 거예요. 정말 전율이 일었고, 그때 정신이 우주로 간 기분이었어요. 앉아서 다른 친구들이 평가를 받을 때도 내가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허벅지를 꼬집어보기도 했는데, 폈다 접었다 폈다 접었다, 마음이 되게 거대한 쓰나미가 오는 것처럼 진정이 안 됐어요. 그때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형섭)
그때 감동을 받아서 A반 문에 걸려 넘어진 것이냐고 말을 했더니 “제가 아니라 문이 잘못한 것”이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해명했다.
“저 진짜 해명하고 싶어요. 당시 넘어진 게 제가 일부로 주목받으려고 연기한 것이 아니라 A반 문이 진짜 안 열려요. 진짜 문이 ‘뻑뻑뻑뻑’해서 진짜 안 열려요.” (형섭)
‘프듀2’는 끝났지만, 위에화 연습생들의 꿈을 향한 달리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려있는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꿈꾸는 가수상’에 대해 물어보았다.
“제가 탈락할 때 마지막 각오로 ‘비록 제가 이렇게 방출이 확정 되었지만, 기필코 ‘프로듀스 101‘ 데뷔 멤버들 보다 더 멋있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앞으로 TV에서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었는데, 이는 저 혼자 생각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똑같은 생각이었어요. 저는 월드스타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큰 꿈을 가지고 열심히 연습 할 예정입니다.” (의웅)
“저는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과 더 빨리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연습할 거예요.” (저스틴)
“데뷔 하고 난 뒤 몇 년차를 지나, 저희 모두가 춤, 노래, 랩 등 모든 것이 만능인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무대 뿐 아니라 예능 등과 같이 다양한 매체에서 팬들과 만나고 싶어요.” (승혁)
“저는 섹시가수가 되고 싶어요.” (정정)
“무대에 많이 설 수 있는 가수가 되겠다는 포부가 있어요. 평생 무대만 서고 싶어요” (형섭)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