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을 나흘 앞둔 주말 서울 도심에서 개고기·복날 반대 행진이 벌어졌다.
시민단체 ‘개고기를 반대하는 친구들’ 회원과 일반 시민 등 주최 측 추산 100여명은 8일 오후 4시께 종로구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개고기는 중국 전통에서 파생한 악습”이라며 “복날의 한자 ‘복(伏)’자에 ‘견(犬)’자 들어있다는 이유로 복날에 무고한 개들이 도살돼 식용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특히 개고기는 한국 발전의 걸림돌”이라며 “세계에서 복날을 영문자로 표기한 ‘BOKNAL’은 사실상 동물대학살이란 의미의 고유명사가 됐다”고 주장했다.
또 복날 때문에 발생하는 개 도살에 대한 대책을 국회에 촉구하고 복날에 보신탕 등 전통 음식 대신 음료와 과일을 선택해 악습을 거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여한 연극배우 이용녀씨는 “최근 미국 하원이 전 세계에서 개·고양이 식용 거래 금지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내면서 금지 요구 대상 국가로 한국을 언급했다”면서 “이는 국제적 망신이다. 이런 부끄러운 전통은 중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집회에 참여하고자 전날 한국에 왔다는 미국 출신의 사회 활동가 쉘리 피츠패트릭(여·47)도 “오늘날 개는 테러나 범죄 수색에 쓰이는 등 인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됐는데, 이런 동반자를 식탁에 올리는 문화는 더는 문화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북인사마당에서 ‘개고기를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종로 보신각과 정부종합청사를 거쳐 청와대 인근에 이르는 경로로 행진했다.
국내 유명 방송프로그램에서 ‘식용견’으로 소개된 품종 ‘도사 믹스’도 데리고 나와 함께 행진했다.
동물자유연대가 주축이 돼 꾸린 ‘스탑 잇(STOP IT) 2017’ 준비위원회도 오는 9일 정오 서울광장에서 ‘이제 그만 잡수시개’를 슬로건으로 한 개고기 반대 행사를 열고 청계천 등 도심을 행진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