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화장대 바꾼 스타 제품, 뷰티 판도 바꾸다

브랜드 안 따지고 ‘뜨는 제품’ 구매

1인당 이용 브랜드 7개 넘어

‘더블커버쿠션’·‘DPC 핑크쿠션’

SNS 입소문 타고 핫아이템 등극

애경 ‘에이지…팩트’ 매출 30% 육박

생활용품서 생활뷰티기업 변신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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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슬리, 라프레리, 에스티로더 등 수입 럭셔리 브랜드의 전 라인업을 모두 갖춰 쓰던 주부 김은정(37) 씨는 현재 여러 회사의 스타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클린징폼은 ‘센카’, 퍼스트세럼은 설화수의 ‘윤조에센스’, 비타민세럼은 ‘퍼스트씨 비타민 C세럼’, 아이크림은 ‘A.H.C’, 쿠션은 애경의 ‘에이지투웨니스 팩트’ 등이다. 이는 김 씨 뿐만이 아니다. 여러 회사의 이른바 스타 제품을 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브랜드가 아닌 특정 카테고리별 스타 제품으로 뷰티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특정 브랜드 제품에 열광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충성도에서 벗어나 철새처럼 다양한 제품을 찾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 제품은 회사의 운명도 바꿔 놓을 정도다.

◇ 1인당 구매 브랜드 지난해 7.1개 = 이 같은 변화는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시장조사업체인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4~2016년) 1인당 구매 브랜드 수가 2014년 6.16개에서 지난해 7.1개로 늘어났다. 아울러 특정 브랜드에 대해 로열티를 갖고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행태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매입하는 행태로 변화했다.


이는 전통적인 TV 광고 대신 모바일, 드럭스토어 채널 등의 확대와 함께 세분화 된 타깃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결과다. 이 같은 새로운 채널의 성장과 함께 국내에 1만 개의 브랜드가 범람하면서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진 것도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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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정세윤 트레이 본부장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여전히 브랜드 정체성을 주장하며 고객에게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반면 신규 브랜드들은 디지털 및 모바일 입소문 마케팅으로 브랜드 보다 가성비 좋은 제품력에 승부를 걸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스타 제품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모바일과 온라인에서 탄생한다. 쿠션 스타 제품으로 최근 떠오른 반트쿠션과 이유리의 DPC 핑크쿠션이 그 중 하나다. 반트365가 내놓은 신제품 ‘더블커버 쿠션’은 인스타그래머와 ‘승무원 쿠션’이라는 애칭 마케팅에 힘입어 얼마 전 1차 한정 예약판매에서 예약 보유분 완판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스킨케어 성분을 70% 이상 끌어 올렸다고 소구하는 ‘이유리 쿠션’은 지난 3월 출시 이후 홈쇼핑 방송 6회 만에 누적매출 50억원을 돌파했다. 진주 화장품을 콘셉트로 한 신생 브랜드 클라뷰는 화이트펄세이션 아이디얼 액트리스 백스테이지 크림 일명 ‘여배우크림’으로 떠서 다른 스킨케어 제품도 관심을 모으며 최근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그라운드플랜 역시 뉴페이스지만 정제수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미스트’가 입소문을 타며 최근 인기몰이 중이다. 마스크팩 브랜드 SNP로 성공을 거둔 에스디생명공학이 내놓은 네트워크 화장품 브랜드 ‘주디스리버’는 론칭한지 3개월 밖에 안됐지만 ‘볼류머 미스트’가 벌써 강남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디스리버 ‘볼류머’주디스리버 ‘볼류머’




◇스타 제품이 회사도 바꿔놓아 = 스타 제품은 회사의 운명도 바꿔 놓는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가 애경의 ‘에이지투웨니스 팩트’다. 이 제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6.3%에서 2015년 14.3%, 2016년 25.9%로 늘어났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애경은 생활용품 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생활뷰티기업으로 갈아탔다. 올해는 매출 비중이 3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 마사지숍에서 유통되던 A.H.C는 용량이 많은 ‘아이크림’ 하나로 마케팅을 잘 하면서 2015년 1,565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4,200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신연희 클라뷰 홍보 담당자는 “K뷰티 브랜드 수가 급격히 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착한 성분과 기능을 어필하는 스마트한 아이템이 시장에 많이 나왔다”며 “똑똑한 소비자들이 어플을 통해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 성분을 꼼꼼히 따져서 직접 하나하나 고르고 있다”고 전했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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