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장원 신한PWM분당중앙센터 부지점장 겸 PB
2017년 상반기에는 자산 시장 전반에 걸쳐 과열 양상이 감지됐다. 그 중심에는 코스피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주식 시장과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 시장이 있었다. 이전까지 코스피 지수는 ‘박스피’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정도로 장기 비관론에 사로잡혀 있었다. 수도권 주택 시장 역시 불과 2~3년 전만 해도 부진해 투자 선호 대상 자산군과는 거리가 멀었다.
최근 두 자산군의 랠리를 보며 소외감을 느낀 개인들이 지금이라도 추격 매수를 하는 것이 어떻겠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상반기 양호한 성과를 거둔 자산군 투자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답을 주고 싶다.
상반기 코스피와 부동산을 끌어올린 배경에는 성장 개선과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유가 반등이 맞물리면서다. 여기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을 연일 경신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데도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러있던 점도 한몫했다. 결국 성장과 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 자산인 코스피 지수와 부동산 시장은 성장·물가 개선 기대감과 함께 중앙은행의 소극적 태도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우선 트럼프의 성장 정책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재정 정책은 아직까지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이는 성장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다.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면서 강세를 보였던 유가는 최근 부진하고 글로벌 물가 상승세 역시 한풀 꺾였다. 성장과 물가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 수준 희석됐다. 여기에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태도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언제나 온건한 비둘기로 남아있을 것 같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하반기에도 꾸준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기세다.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의 장기 전망은 양호하다고 본다. 중장기적으로 재정 및 통화 정책, 그리고 구조조정 등으로 글로벌 경기 및 물가는 회복세로 복귀할 것이다. 그러나 단기 상승 요인의 희석으로 인한 모멘텀 공백과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있다. 상반기에 좋았던 자산을 하반기에 섣불리 추격 매수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