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련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미 면세점 등 일부 업계의 피해액만 1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사드 손실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는 업체가 잇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금한령이 내려진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은 84만 1,952명으로 작년 동기의 198만 9,833명에 비해 57% 가량 감소했다. 금한령 이후 유커가 사실상 자취를 감춘 것이다.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면세점 업계다.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이 50%를 상회 하는 롯데면세점은 3월 중순 이후 중국인 매출이 35%나 감소하면서 6월 말까지 누계 피해액만 3,500억원에 달한다. 사드보복으로 면세점 매출이 30∼35% 급감한 한화갤러리아는 올 초부터 임원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고 부·차·과장급은 상여금을 기존 800%에서 700%로 100%포인트 축소했다. 여기에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도 철수했다.
설상가상으로 한화·두산·SM 등 지난해부터 영업을 시작한 신규 면세점들은 올 2·4분기에 40%에 육박하는 실적 하락을 겪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면세업계 전체 피해액이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사드 보복 지격탄을 맞고 있는 롯데마트는 상황이 더 악화 되고 있다. 중국 112개 점포 중 87개의 점포가 영업이 중단 된 상태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입은 피해액만 4,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업계 피해액과 롯데마트 피해액만 합해도 1조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호텔업계의 경우 특급호텔뿐만 아니라 중소형 호텔마저 유커의 빈자리를 체감하고 있다. 3월부터 5월까지 롯데호텔의 예약은 작년 동기보다 30%가량 줄었다.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동남아 관광객 유치로 고객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 그만큼 유커 빈자리가 크다는 이야기다.
소형 호텔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예약률이 10% 아래로 떨어지면서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까지 몰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기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의 방한 금지령까지 겹치면서 일부 소형호텔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성수기인 8월까지 예약이 없는 호텔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