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은 연료와 공기를 실린더 등 폐쇄된 공간에서 연소(폭발)시켜 에너지를 얻는 기관이다. 연소 과정에서의 발열반응으로 형성된 높은 압력의 기체가 피스톤을 밀어내고 이 힘으로 크랭크축으로 연결된 엔진을 구동시킨다. 외부의 열을 이용하는 증기기관, 스털링엔진 등의 외연기관과 달리 연료의 효율이 높고 소형화가 가능해 오늘날의 자동차 출현을 가능하게 한 원천 기술에 해당한다.
이런 내연기관의 발상지는 유럽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이미 1509년 압축행정이 없는 내연기관을 고안했지만 이는 구상이었고 이것이 구체화한 것은 산업혁명이 꽃피기 시작한 19세기였다. 1800년대 전반기에는 수소 등 가스를 연소시키는 방식의 기관이 실험실에서 구현되고 특허 등이 출현했으나 산업화되지는 못했다. 이와 함께 열역학의 발달로 내연기관에서 압축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밝혀진다.
1860년 프랑스의 발명가 에티엔 르누아르가 최초의 내연기관을 발명했고 1876년에는 독일인 니콜라우스 오토가 흡입-압축-폭발-배기의 4사이클 내연기관을 대량으로 생산한다. 이때까지는 주로 석탄 가스를 이용했고 때마침 대체 자원으로 부각되던 가솔린엔진을 처음 만든 사람이 고틀리프 다임러다. 그는 빌헬름 마이바흐 등과 1883년 효율이 훨씬 높은 가솔린엔진을 내놓는다. 그러나 정작 1886년 세계 최초로 가솔린 엔진차(세바퀴) 특허를 받은 이는 같은 시기에 활동한 카를 벤츠다. 현재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독일 차 회사의 비조(鼻祖)들이다.
프랑스가 최근 환경보호를 위해 2040년까지 모든 경유·휘발유 차량의 국내 판매 중단 계획을 내놓았다. 스웨덴 브랜드 볼보가 2019년부터 모든 차종에 전기 모터를 장착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노르웨이는 휘발유와 디젤 차량의 판매를 2025년까지 중단하고 독일도 전기 차량 100만대를 2020년까지 추가로 시장에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인도 역시 2030년까지 모든 시판 차량을 전기 차량으로 바꾼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내연기관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겠지만 19세기에 발명돼 20세기 세계 자동차 혁명을 이끈 내연기관의 전성시대가 저무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온종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