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 비밀기지가 세워졌다.
9일 서울 수유리에서 온 번동중학교 누리단 30여명이 한국산림복지진흥원(원장 윤영균) 산하 국립횡성숲체원을 찾아 조별로 ‘숲 속 비밀기지’를 만든 것.
예술체험으로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한 이번 프로그램은 노끈, 그물망, 비닐, 종이테이프, 훌라후프, 천 등의 재료로 구상을 한 후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보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숲 속 인문학 강좌’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백지희 MAP교육공작소 이사 겸 인하대 초빙교수와 조각가 이의성 씨의 조언을 듣고 학생들은 먼저 공간을 탐색한 후 비밀기지의 모습을 상상하고 구상한 다음 조별로 준비 된 재료로 아지트를 직접 만들어보고 각 조별로 자신들이 만든 비밀기지를 발표하면서 과정을 마무리했다.
재료를 받아든 학생들은 어떤 공간을 만들어야 할지 처음에는 난감한 얼굴이었지만 강사들의 설명과 도움으로 저마다 독특한 비밀기지를 만들어냈다. 노숙자의 공간이라며 깔깔대고 웃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우산 등을 이용해서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공간을 연출해내는 학생들도 있었다. “만드는 게 진짜 힘들다”면서도 멋진 공간을 만들어낸 학생들은 비밀기지에 들어가 사진촬영을 하거나 게임을 하는 등 재미있는 놀이를 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전날인 8일 저녁 안나미 성균관대 초빙교수의 ‘별 따라 전설 따라’ 강의를 듣기도 했다. 안 교수는 은하수, 견우성과 직녀성 등 여름 밤 하늘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별자리에 얽힌 동양의 전설에 이어 옥황상제가 살고 있다고 믿었던 자미원과 신하들이 모여서 일했던 태미원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동양인들의 별자리에 얽힌 전설을 소개했다.
2007년 산림교육센터를 국내 처음으로 개원한 횡성숲체원은 2016년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설립되면서 위탁운영을 직영 운영으로 바꿔 교육프로그램과 서비스의 내실을 다지고 있다. 복권기금으로 운영하는 사회저소득계층 및 장애인 등을 위한 단체 프로그램은 물론 개별 숲해설 및 힐링걷기 등 일반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0여년의 운영 노하우가 쌓여 다른 숲체원보다 가족 단위로 참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의동과 실습동이 이웃해 있고, 실습동에는 샌드블러스트, 한지뜨기 등 장비를 갖추고 목공예, 한지만들기 등 다양한 공예를 직접 해 볼 수 있으며 세미나실에서 이론 교육을 곁들여 진행할 수 있다.
한편,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숲과 환경 자원을 복지차원으로 끌어올려 자연 속에서 쉼과 여유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4월 18일 설립됐다. 진흥원은 도시화로 숲과 멀어지는 현대인에게 삶의 질을 향상하고 숲에서 정서적 안정과 치유를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영주국립산림치유원을 비롯해 장성·칠곡·횡성 등 3곳에 숲체원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4곳을 추가로 개원할 예정이다. 산림치유원과 숲체원은 산림복지 소외계층을 위한 단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유학기제, 방과 후 아카데미 등 청소년을 위한 체험교육 등을 운영하고 있다. ‘숲 속 인문학 강좌’는 진흥원 산하 3곳의 숲체원과 산림치유원에서 오는 7월 28일까지 6차례 열린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