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노트FE가 시장에 본격 선보인 지난 주말 이동통신시장 번호이동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갤노트7 단종 이후 마땅한 대체품을 찾지 못하던 수요가 이번에 대거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프리미엄 제품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대라는 점도 판매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노트FE가 출시된 지난 7~8일 양일간 이통시장 번호이동은 건수는 각각 2만190건과 2만3,972건에 달했다. 이는 최근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 1만5,000건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에 육박할 정도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금요일 출시 당일 온라인에서부터 굉장히 활발한 구매가 이뤄졌다”면서 “평소 1만5,000건도 안 되던 번호이동 건수가 2만건이 넘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사별로 보면 이틀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528명과 164명이 늘어난 반면 SK텔레콤은 692명의 가입자가 빠져나갔다.
갤노트FE는 지난해 배터리 발화 등의 이유로 단종된 갤노트7 미개봉 제품과 미사용 부품을 활용해 만든 제품이다. 외양·디스플레이·카메라와 메모리·색상 등 주요 사양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출고가는 69만9,600원으로, 갤노트7에 비해 30만원이나 저렴하다.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통사간 경쟁이 일시적으로 과열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일부 이통사에서 유통망에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리베이트)을 40만원 중반 수준으로 올렸고 용산 등 집단 상가를 중심으로 불법 보조금이 풀린 것으로 파악된다. 30만원 이상 리베이트가 지급되면 유통점들은 이를 페이백 등 불법 보조금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방통위는 이런 이유에서 리베이트 가이드라인을 30만원으로 정한 바 있다.
다만 갤노트FE가 40만대 한정으로 판매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분위기는 오래 가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대 이상의 반응이긴 하지만, 예약 가입이 없었기 때문에 갤럭시S8이나 작년 갤노트7 출시 당시만큼의 파급력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물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이 크게 영향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