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러 커넥션' 트럼프 장남까지 연루?

NYT "힐러리에 불리한 정보 관련

트럼프 주니어, 러와 접촉" 보도

美, 러와 사이버보안대 창설 협의

공화당까지 "순진한 발상" 비판

지난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이 될 만한 정보’를 약속받고 러시아 측과 접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이버보안대’ 창설을 협의한 사실을 공개하며 러시아와의 유착설에 기름을 부은 가운데 ‘러시아 커넥션(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 유착 의혹)’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러시아 정부와 연관된 변호사를 만났다고 전한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만남의 동기에 대해 “러시아 측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줄 만한 정보를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후속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공화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현재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폴 매너포트 당시 선거대책본부장도 함께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베셀니츠카야와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인의 러시아 아동 입양을 금지한 러시아 측 법률 문제를 논의했을 뿐 대선 얘기는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이후 성명에서 “문제의 러시아 변호사가 몇몇 러시아 관련 인사들이 민주당에 자금을 댄다는 정보를 언급했지만 너무 모호했고 구체성이 없었다”며 “무의미한 정보로 도움이 될 정보를 주겠다는 이야기는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한 구실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그의 해명은 힐러리를 꺾기 위해 러시아의 개입을 허용했다는 혐의를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의 마크 코랄로 대변인은 “대통령은 당시 모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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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사이버보안대 창설 논의를 정상회담 성과로 내세우면서 러시아 내통설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나는 철옹성 같은 사이버보안대를 조직해 선거 해킹을 비롯한 다른 많은 나쁜 일로부터 보호되고 안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적국이자 해킹을 통해 미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와 ‘사이버보안’에서 협력하겠다는 구상에 대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즉각 ‘매우 순진하고 위험한 발상’ ‘가장 멍청한 아이디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앞서 7일 트럼프와의 회담 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는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고 이를 트럼프도 이해했다”고 밝힌 데 따른 후폭풍이 미국 정치권을 들쑤시는 가운데 트럼프와 푸틴 간 회동이 또 하나의 논란을 일으킨 셈이다.

한편 미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커넥션’ 논란이 재점화하자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코리 루언다우스키 전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추궁하고 압박했지만 푸틴이 정면 부인해 더 이상 논쟁할 것이 없고 따라서 이 이슈는 공식적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불 끄기와 함께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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