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백화점 출장세일 ‘실종’

“지역상권 피해준다” 지적에 올들어 전면 중단 … 납품업체 재고 증가 부작용도

2015년 1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현대백화점의 첫 출장세일인 ‘블랙프라이데이 푸드&리빙페어’ 행사 전경./서울경제DB2015년 1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현대백화점의 첫 출장세일인 ‘블랙프라이데이 푸드&리빙페어’ 행사 전경./서울경제DB




#. 지난 2015년 1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 전시장. 닷새 동안 열린 현대백화점(069960)의 첫 출장세일 현장은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행사 초반부터 소위 ‘대박’ 조짐이 보이자 현대백화점은 350억 원으로 기획했던 행사 규모를 450억 원으로 확대했다. 현대백화점의 사상 첫 출장세일 매출은 40억 원을 기록하며 목표치인 30억 원을 뛰어넘었다. 같은 해 세 차례 출장세일을 진행한 롯데백화점은 출장세일로만 300억 원대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백화점업계의 ‘재고 소진’을 위한 연례 세일 행사이던 ‘출장 세일’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소상공인 및 골목상권 보호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치권의 지원이 이어지면서다. 상생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오히려 백화점에 납품 중인 중소업체의 재고를 늘리며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준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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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대형 백화점 3사의 출장세일이 올 들어 전면 중단됐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7월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블랙 슈퍼쇼’를 마지막으로 출장 세일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10월 할인 프로모션인 ‘더블랙위크’를 끝으로 대규모 외부 할인행사를 열지 않고 있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역상권에 피해를 준다는 지적에 출장세일 중단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출장세일도 전면 금지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장 세일을 금지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업계는 관련 행사 개최를 완전히 포기한 듯한 모습이다.

출장세일은 이를 통해 얻는 매출은 많지 않았지만 백화점을 비롯해 납품 중인 중소업체의 재고까지 처리할 수 있는데다 소비 심리 또한 자극해 업계와 소비자의 호응도가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출장세일은 재고 소진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었지만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돼 현재 제대로 시행 중인 업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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