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신장암 표적항암제 예비후보물질을 개발, 국내외 제약회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11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 따르면 연구진은 지난주 제주도에서 열린 ‘인터비즈 바이오 파트너링 & 투자포럼’에서 신장암 표적항암제 예비후보물질 개발 사실을 공개했으며 한국MSD·사노피아벤티스와 CJ헬스케어·유한양행·한미약품 등 국내외 18개 제약회사들이 기술협의를 신청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이 화합물은 송민수 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 박사와 국립암센터 김수열 박사팀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연구개발(R&D) 지원사업을 통해 개발했다. 신장암 쥐 실험을 통해 완치 효과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앞서 신장암이 생기면 정상적인 신장에선 없던 트랜스글루타미네이즈2(TG2) 효소가 과도하게 만들어져 p53이라는 암 억제 유전자가 기능을 잃어 암세포의 증식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래서 TG2 억제제를 합성, 신장암 쥐에 투여하자 p53 유전자가 본래의 기능을 수행해 신장암 세포가 소멸됐다.
연구팀은 우선 이 물질에 대한 국내특허를 출원했으며 국제특허도 출원할 계획이다.
신장암에 쓰는 기존 항암제들은 다른 암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대부분 인산화 효소(kinase) 저해제로 암세포 증식에 필수적인 혈관생성을 억제하지만 이 과정에서 내성이 생겨 생존율 향상에 한계가 있다. 구토·탈모·설사 등의 부작용도 문제다.
김 박사는 “개발과정이 순조로울 경우 세계 첫 신장암 표적항암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박사는 “ 올 연말까지 최적화 작업을 거쳐 후보물질을 확정하고 기술을 이전받는 제약회사와 협력해 전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4년 21만7,057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신장암은 4,471명(남자 3,108명, 여자 1,363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2.1%를 차지했다. 신장암은 주로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생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27만명이 신장암으로 진단되고 그중 11만명이 사망한다. 세계 신장암 치료제 시장은 2008년부터 연평균 17% 성장해 왔으며 2020년 40억달러(4조6,3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