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탐사보도로 시청률 제고...美 KNBC 생존 큰 기여했죠"

맷 골드버그 KNBC 매니징 에디터 IRE 콘퍼런스서 밝혀

LA내 방송사 12년새 수익 반토막

KNBC 1년반 '비밀 핵실험' 취재 등

독창적 탐사보도 강화로 위기 극복

기자 등 15명 美 최대 규모 팀 구성

'연 100개 이상 보도하겠다' 공언

동기부여 통해 수차례 특종 잡아

맷 골드버그 KNBC 매니징에디터맷 골드버그 KNBC 매니징에디터




“KNBC는 미국 방송사들의 수익 감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탐사보도 강화를 선택했습니다. 독창적인 탐사보도는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졌고 방송사의 생존 전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맷 골드버그(사진) KNBC 탐사보도 전문 매니징에디터 겸 전미탐사보도협회(IRE) 이사회 의장은 탐사보도로 방송 뉴스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KNBC는 로스앤젤레스(LA)를 권역으로 하는 미국 NBC 계열의 방송국이다.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IRE 콘퍼런스에서 국내 탐사보도 취재진과 만난 골드버그 에디터는 “지난 2004년 LA 지역 내 미국 방송사들이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가량의 수익을 거둬들였는데 지난해는 4억달러(약 4,600억원)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났다”며 “KNBC는 이러한 방송수익 감소의 해결방안으로 탐사보도팀을 확대해 시청률 제고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NBC LA지국 탐사보도팀은 기자를 포함해 총 15명으로 구성돼 미국 언론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손꼽힌다. KNBC는 인력뿐 아니라 탐사보도팀을 홍보하기도 한다. 골드버그 에디터는 “LA나 샌프란시스코의 지하철역이나 야구장 등을 방문하면 ‘우리는 탐사보도를 한다(We investigate)’라는 탐사보도팀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며 “시민들에게 탐사보도팀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 위상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LA 탐사보도팀은 특히 연간 100개 이상의 탐사보도를 하겠다고 지역사회에 약속해 기자들의 동기부여도 강화했다. 그 결과 상당한 특종도 이뤄냈다. 골드버그 에디터가 주축이 된 탐사보도팀은 LA 지역 초등학교의 급수 오염 실태를 보도한 ‘학교의 오염수(Contaminated water in school)’, LA 인근 지역에서 자행된 미국 정부의 비밀 핵실험을 다룬 ‘LA의 비밀 핵실험(LA’s nuclear secret)’ 등을 보도해 각종 특종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LA의 비밀 핵실험 보도는 최근 2년간 방송 뉴스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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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버그 에디터는 탐사보도의 성공 요인과 관련해 기자들의 열정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LA의 비밀 핵실험은 일부 과학자들이 그동안 국회의원과 언론에 여러 차례 제보한 내용이었지만 대다수의 LA지역 언론이 취재가 쉽지 않아 포기했다”며 “우리 역시 취재가 힘들었지만 지속적으로 열정을 갖고 하나씩 하나씩 증거를 수집했고 1년 반가량 준비해 첫 보도를 내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담당 공무원을 설득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보도에 성공했다”며 “열정을 갖고 시간을 투자해 취재원을 설득하면 좋은 성과물을 낼 수 있다”고 취재 노하우도 공개했다.

골드버그 에디터는 1997년부터 미국 방송사 KPRC-TV·KGO-TV·KCBS·KNBC 등에서 탐사보도 전문 PD를 맡아 수차례 특종상을 받은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이다. 지난해부터는 IRE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돼 미국 탐사보도의 확산과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주관한 ‘KPF 탐사보도 디플로마’ 과정의 하나로 작성됐다. /피닉스=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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