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프랜차이즈 업계의 제빵기사 근로 형태가 논란이다. 고용노동부가 11일부터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체인 파리바게뜨에 대한 근로감독에 돌입한 것. 제빵기사들에 대한 본사의 불법 근로지시, 초과 근무수당 미지급 등이 핵심 감독 대상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왜 발생했고 해결방법은 없을까. 결론은 가맹본부 혹은 가맹점주가 제빵사를 고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 업계는 이번 논란에 대해 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개선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법적·현실적으로 다양한 장애물이 있다”며 “업계의 자정 노력뿐만 아니라 관련 제도 정비 등이 함께 이뤄져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①제빵사는 어떻게 운영되나 …“도급형태로 운영, 인력공급업체 소속”
제빵사의 ‘신분’은 본사도 가맹점에도 소속돼 있지 않다. 제빵사가 소속된 곳은 가맹본부와 업무협정을 맺은 인력업체다. 인력공급 업체가 매장에 제빵사를 보내고 점주는 인력공급업체에 매달 용역비를 내는 ‘도급’ 형태다. 한마디로 제빵사의 고용주는 가맹본부 본사도, 가맹점주도 아닌 제빵기사 전문 인력 업체다. 현행법은 도급의 경우 제빵사에 대한 업무지시는 인력 공급 업체만 할 수 있다. 본사는 물론 가맹점주도 제빵사를 지휘할 수 없다. 파리바게뜨가 본사 차원에서 업무지시를 내린 것이 문제가 됐다.
문제는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가맹본부에서 교육과 업무지시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 업계에서는 제품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교육과 업무지시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도급 형태에서 임금 체불 등의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일까. 가맹본부가 아닌 가맹점주다. 가맹점주가 인력 업체에 매달 도급비를 내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②가맹본부의 제빵사 고용이 해결책… “인건비 부담에 파견도 불가능”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가맹 본사가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본사의 직접 고용도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본사가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할 경우 그에 따른 인건비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가맹점주가 일체의 업무지시를 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 상황에 따라 ‘빵을 더 만들어달라, 덜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아예 안 할 수가 없다”며 “본사가 직접 고용하더라도 가맹점주와의 관계에서 불법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급과 구조는 같지만 점주가 업무지시를 할 수 있는 ‘파견 근로’ 형태가 있다. 하지만 파견근로의 경우 일부 업종에만 제한돼 있어 제빵기사에는 적용할 수 없다. 또 파견은 2년이 지나면 원청업체,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주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
③가맹점주 직접 고용이 법과 현실 만족 해결책… “이상일 뿐 현실은 정 반대”
법과 현실을 모두 만족시킬 방법은 바로 개별 가맹점주가 제빵기사를 고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가맹점주의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제빵 기사의 처우나 고용 안정성 역시 담보하기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다. 제빵기사 입장에서는 점주가 폐점이라도 하면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한다. 또한 동일한 브랜드라고 해도 각 매장마다 임금이 다를 수도 있다. 같은 빵을 만들면서도 매장의 매출, 가맹점주의 성향, 지역과 상권 등에 따라 제빵기사에 대한 처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