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4대강, 22조는 어디로’ 편이 전파를 탄다.
지난 5월 4대강 사업 정책감사가 지시됐고 지난 6월 4대강 일부 보의 수문이 개방됐다. 이를 두고 보수 야당 인사들은 앞 다퉈 정치적 보복에 다르지 않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비서실 또한 세 번에 걸친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대법원의 판결을 예로 들며, 이번 감사를 ‘정치적 시빗거리’로 표현해 강력 반발한 바 있다.
정치적 보복인가, 적폐청산인가? 4대강 사업에 대한 새로운 평가는 어떻게 내려질 것인가? 4차 감사를 앞두고, 지난 5년간 4대강 사업의 주요 논란 과제들을 되짚어보고 새로운 사실들을 단독 취재했다.
▲ 방송 사상 최초 공개! 4대강 퇴적토 분석, 감사원 비공개 보고서, 그리고 전 국토부 관계자 증언!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4대강 사업. 그간 4대강 녹조의 원인을 두고 4대강 찬성론자들과 환경단체들은 끝없는 논쟁을 펼쳐왔다. PD수첩에서는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4대강 아래 쌓여가는 퇴적토(저질토) 채취와 실험을 통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오염된 강의 실태를 과학적으로 검토하고자 했다. 실험 결과, 강바닥 하층부보다 상층부가 10배 오염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4대강은 더 이상 흐르는 강이 아닌 고여 있는 호수와 같은 오염도임이 확인됐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또 하나의 논란은, 홍수와 가뭄 예방 효과에 대한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 공동위원장 김범철 교수 인터뷰를 통해 4대강 사업의 치수 효과에 대해 객관적인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뿐 아니라, 당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의 결과 발표를 두고 ‘파이핑’ 현상이 국토부에 의해 ‘용출’ 현상이라고 이름만 바꿔 발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었다. (파이핑 현상은 4대강 보의 치명적인 결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토부는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은 바 있다.)
PD수첩은 김범철 교수를 통해 4대강 일부 보의 파이핑 현상과 4대강 보에 홍수 조절 기능이 없음을 확인 받을 수 있었다. 제작진은 또한 지난 2013년 일부만 보도되었던 감사원의 비공개 보고서를 입수했다. 감사원의 3차 4대강 조사를 뒷받침 해준 문서로, 4대강 사업은 추후 운하 추진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으며, ‘준설·보 설치로 인한 저류량 증대는 수자원 확보 효과가 거의 없다’는 보고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4대강 사업에 관계된 전 국관계자 증언을 통해서도 4대강 보의 수심 깊이에 대해 청와대에서 강하게 의견 제시가 있었으며, 최소 수심 6m를 유지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22조 2천억, 그리고 계속되는 혈세 낭비
2008년, 촛불집회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내 홍수·가뭄 예방을 목적으로 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추진됐다. 22조 2천억의 천문학적인 액수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투자되었으나 유사 이래 최대 규모 국책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2009년 3월, 기획재정부에 의해 국가재정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의 근거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간 홍수와 가뭄 예방을 위한 4대강 사업을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그 경제적 타당성은 치밀하게 검토되지 못했다. 결국 국민의 혈세가 어디에선가 실종된 것이다. 충남 지역의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40억 원이 투자된 보령댐 도수로 사업. 연간 90억 원의 운영비가 지출되지만 3분의 1가량인 24억 원만이 운영수익으로 돌아간다. 경기도 여주시,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오가며 퍼냈던 황금으로 보이던 모래가 왕릉처럼 쌓여 매년 적치료와 사업비로 연간 30억 원이 소요된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토목사업을 통해 성공을 꿈꿨던 이들을 대변하는 낙동강 깊숙이 가라앉은 준설선은, 지자체와 국토부, 선주 모두 비용 책임을 미루다 버려졌다. 제작진은 22조 2천억 원이 쓰였음에도 4대강 마스터플랜 수립 당시 예상하지 못한 유지보수비용, 한국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비 부채 탕감을 위한 정부 지원금 실태를 밝혀 끝나지 않은 혈세 낭비를 취재했다.
4대강 사업의 각종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지금, 여러 국가 기관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자기 변명에 급급하다. 네 번째 4대강 감사를 앞두고 PD수첩에서는 4대강 사업을 주도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핵심 측근들을 직접 만나보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했다.
[사진=MBC ‘PD수첩’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