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마지막으로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극본 임상춘, 연출 이나정 김동휘)에서는 이별 후의 고동만, 최애라, 김주만, 백설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주만(안재홍 분)은 백설희(송하윤 분)에게 직접 도시락을 싸서 전해주는가 하면, 설희만을 위한 카풀을 제안하며 적극적으로 그에게 다가서려 했다. 집 앞에서 마주친 고동만(박서준 분)은 자신과 마주친 최애라(김지원 분)에게 “헤어졌는데 아직도 쿨하냐”며 “내 눈 앞에서 얼쩡대면 못 참는다. 다시 사귀어줄 거 아니면 나한테 말 걸지 말라”고 거리를 뒀다.
황복희(진희경 분)네를 찾은 애라는 어떤 인형을 발견하고 회상에 잠겼다. 과거 어린 애라는 자신에게만 없는 엄마를 한탄하며 핑크색 돼지인형을 만들었고, 그 인형이 훗날 복희네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 애라가 인형의 배를 누르자 “애라가 엄마 사랑한대”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복희 집 안의 사진에서도 자신의 모습이 담긴 흔적을 발견했다.
애라는 “아줌마 이렇게 잘 살고 곱게 늙어가면서 왜...?”라고 물었고, 복희는 “내가 널 버린 게 아냐”라고 말했다. 애라는 “버려진 애 된 것 같아서 기분 되게 이상하네. 살아계신 거 그냥 알고 있겠다. 근데 이제 안 보고 싶다”며 문밖을 뛰쳐나갔다.
박혜란(이엘리야 분)은 동만에게 과거 죽을 쒀줬던 게 자신이 아닌 애라였다고 뒤늦게 터놓았고, 동만은 지금까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며 알게 모르게 다가와 준 애라의 속마음을 알게 됐다. 설희는 개인적으로 소소하게 만들어 인터넷으로 판매했던 매실액이 구매자들로부터 성공적인 반응을 얻자 본격적으로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복희는 김남일(곽시양 분)에게 ‘비밀의 폴더폰’ 위치를 알려줬고, 남일은 복희의 폴더폰 안에 있는 자신과 애라의 어린 시절 사진을 확인했다. 복희는 진짜 자식 애라와 거둬 키운 자식 남일을 똑같이 사랑하고 있었다. 이후 남일은 애라에게 휴대폰을 건네줬다. 애라가 아빠 최천갑(전배수 분)에게 이 같은 사실을 말하자 “엄마는 돈 만 원을 벌면 8천 원을 보냈어”라며 복희의 모성애를 대신 전했다.
약 두 달간 주만은 설희에게 꾸준히 인형과 먹거리를 전하며 애정공세를 했고, 동만은 격투기에 매진했다. 설희네 족발집 일손을 손수 도와주러 나선 주만에게 설희네 오빠들이 응징을 가했다. 몸이 성하지 않은 주만이 힘들어하자 설희는 타박하면서도 주만을 챙겼다.
복희는 남일에게 문득 “일본에서 내 지갑 훔친 아이가 너였더라. 보호자도 없던 고아였는데, 엄마가 없어서 이렇게 컸나 싶었고 예전에 남일이(최애라)를 잃었던 내가 생각나더라”며 딸 남일이(최애라)를 대신해서 아들 남일을 키운 사연을 밝혔다. 복희가 “그 날부터 내가 널 구한 게 아니라 네가 날 구했는데, 애라 찾았다고 내가 널 버려?”라고 안심시키자 남일은 “나도 엄마밖에 없는데 샘이 나잖아”라고 속마음을 터놓았다. 그리고 남일은 복희에게 천천히 일본으로 오라며 애라와의 관계 회복을 바라고서 먼저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후 동만과 김탁수(김건우 분)의 RFC 경기가 펼쳐졌고, 동만의 강력한 킥으로 탁수는 그 자리에서 단번에 넉 아웃 됐다. 이와 함께 동만은 그간 수많은 반대 속에서도 격투기에 도전해왔던 과거를 주마등처럼 떠올렸다. 곧 링 위에 오른 애라는 마이크를 잡고 동만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동만은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고, 애라는 “고동만 선수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공식 인터뷰가 끝나고 눈물을 글썽이며 애라가 “애초에 사귀질 말았어야 돼”라고 말하자 동만은 “너를 다시 못 볼까봐 다시 사귀자고 하질 못 하겠다. 사귀고 헤어지고 이런 거 다 생략하고 그냥 나랑 살자”며 “키스했으면 1일, 같이 살고 싶으면 결혼. 나랑 결혼하자. 나는 너 없이는 못 살아. 20년 동안 그랬어. 너를 평생 볼래. 죽어도 너야”라고 프로포즈했다.
이를 관객석에서 지켜보던 주만은 슬며시 설희의 손을 잡으며 기습 뽀뽀를 했고, 설희는 주만을 찰싹 때리면서도 내심 싫지 않은 기색으로 앞으로의 달달한 관계를 예고했다. 애라와 동만이 설희네에서 주만을 발견하자 주만은 애라와 끌어안으며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 주라”고 능청을 떨었다.
건물 옥상에서 복희와 만난 애라는 “엄마라고 부르겠다”고 모녀상봉을 공식화 했다. 애라가 “그럼 나 금수저 되는 거냐”고 묻자 복희는 “나는 일평생 마이웨이였고, 사업도 몇 개 해먹었고, 빚도 몇 억 밖에 안 남았다”고 말했다. 애라는 “내가 이렇다니까. 뭔 놈의 인생이 이렇게 반전이 없냐고”라고 좌절했다. 애라의 “내가 왜 ‘남일’이냐”는 질문에는 복희가 “태명”이라고 했다. 사실 그 이유는 복희가 과거 ‘남일장’에서 애라를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동만과 황장호(김성오 분)는 동업으로 격투기 다이어트장을 열었다. 동만과 애라의 결혼식 전날 네 친구(동만, 애라, 주만, 설희)는 옥상에 함께 모여 전야제로 맥주 파티를 했다. 주만은 “못 먹어도 GO 하자. 남들이 뭐라 해도 쪼대로 살아야지”라고 외쳤다.
지금까지 ‘쌈, 마이웨이’는 세상이 보기엔 부족한 스펙 때문에 마이너 인생을 강요하는 현실 속에서도, 남들이 뭐라던 ‘마이웨이’를 가려는 마이너리그 청춘들의 골 때리는 성장로맨스를 담아왔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미덕인 것처럼 포장된 현 사회에서 이 드라마는 ‘사고 쳐야 청춘이다’를 외치며 청춘들에게 참지 말고 내질러보는 삶을 살도록 격려했다. 시행착오로 깨지고 망가져 볼 줄 알아야 제대로 청춘을 살았다는 점을 현실감 있게 전달했다.
이는 영화 ‘눈길’을 통해 섬세한 연출을 보인 이나정 감독과 ‘백희가 돌아왔다’로 발랄한 감성과 현실적인 일상을 그린 임상춘 작가다운 색채로 잘 담겼다. 그렇게 ‘쌈 마이웨이’는 고달픈 청춘의 일상을 소개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도전정신을 외쳤다.
극중 고동만, 최애라는 이제 막 썸에서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을 직진 방식으로, 김주만, 백설희는 6년차 커플의 위기를 지극히 현실감 있게 전해 공감을 유발했다. 차세대 ‘로코킹’ 박서준, ‘태양의 후예’ 윤명주 김지원의 ‘쌈마이’스런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츄리닝 패션과 함께 망가짐과 차진 입담을 불사한 배우들의 도전으로 드라마의 사이다 같은 쾌감이 폭발할 수 있었다.
인물들의 부모 이야기까지 ‘일상적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운 드라마는 청춘의 청량감 속에서 따스함을 전하기도 했다. ‘쌈마이’는 누구나 특별한 인생을 꿈꾸지만 좌절된 꿈속에서 타협할 수밖에 없는 현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꿈꾸는 청춘들의 성장기를 전했다. 꼭 꿈을 이룬 모습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아름다움을 추구한 것으로 남다른 의미를 남겼다.
한편 ‘쌈 마이웨이’ 후속으로는 17일부터 ‘학교 2017’이 방송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