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삼성그룹주 펀드서 삼성전자로…개미들 뒤늦게 '묻지마 환승'

펀드 수익률 회복하자 올들어 5,537억 이탈

환매자금으로 상승세 탄 삼성전자 추격 매수

"반도체 수급따라 손실 위험도 커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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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상승에 넋을 잃었던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를 해지하고 삼성전자 ‘직구’에 뒤늦게 뛰어들고 있다. 특히 수년간 고전하던 삼성그룹주 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플러스로 돌아서자 서둘러 원금을 찾아 삼성전자 추격매수에 합류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반도체 호황이 이어져 삼성전자 주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분석하지만 7월 이후 외국인이나 기관보다 개인의 추격매수가 늘어나며 가격을 올리는 만큼 가격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경고한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58% 오른 2,396에 장을 마치며 8거래일 만에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983년 지수 산출 이후 종가 기준으로 단 한 차례도 밟지 못했던 2,400선을 불과 4포인트 남겨뒀다. 이날 삼성전자는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인 가운데 기타법인(자사주매입)이 40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4월28일 이후 2차 자사주 매입에 들어가 오는 27일까지 90만주를 사들일 계획이다. 지난 6일까지 74만주를 매입했고 오는 27일 종료 시점까지 16만주를 매수할 예정이다. 이날 주가는 0.7% 오른 245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펀드시장에서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한 펀드는 삼성그룹주 펀드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26개 삼성그룹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78%다. 이 중 5개 펀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기 수익률도 상승세다. 올해 초 삼성그룹주 펀드의 3년 수익률이 -15%에 그치며 실망을 줬지만 최근에는 3년 수익률도 5.62%로 돌아섰다. 펀드를 백조로 바꾼 것은 삼성전자의 공이 크다. 지난해 7월 150만원대였던 삼성전자가 1년간 약 60% 이상 오르면서 그룹주 펀드 수익률도 상승했다. 하지만 수익이 나며 자금 이탈이 시작됐다. 수년간 마이너스 수익률로 고전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간신히 원금을 회복한 삼성그룹주 펀드를 미련 없이 처분하고 있다. 연초 이후 삼성그룹주 펀드에서는 최근 3년 동안 환매된 금액의 25%에 해당하는 5,537억원가량이 이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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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개인투자자들이 환매한 자금은 다시 삼성전자로 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2일~7월10일)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종목 1위는 삼성전자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초 이후 삼성전자를 약 9,625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주식시장 투자자별 매매현황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지난해 하반기(7월1일~12월29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약 1조3,31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삼성전자는 기관투자가들이 순매수한 종목 6위에 올랐지만 개인과 외국인 순매수 종목 중에는 최하위(1,125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개인투자자들의 지수 추종형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개인들은 지수나 종목이 상승할 때 투자를 시작해 주가를 더욱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사실상 개인투자자들의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개인들이 삼성전자 매수에 나서는 것이 자칫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권사 리포트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300만원까지 내다보는 것과 대비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인 반도체 시장 호황은 시장 수급에 따라 얼마든지 부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초부터 약 150% 가까이 오른 종목을 매수한다면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손실의 위험도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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