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해군기지를 구축했다. 이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첫 해외주둔 사례로 중국의 ‘군사굴기’가 본격화하면서 향후 미국 등과의 군사력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전날 오전 광둥성 잔장의 한 군사항구에서 ‘인민해방군 해군 지부티 보급기지 창설 및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출정식에는 선진룽 중국 해군사령관이 참석해 기지창설 명령을 선포하고 초대 기지사령관인 량양 전 해군대변인에게 군기를 수여했다. 출정식을 마친 해군 장병들은 중국 해군 징강산호와 둥하이다오호에 올라 지부티 기지로 떠났다.
중국은 지부티 군사기지 구축이 중국의 군사확장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해군은 이날 “지부티 기지의 주요 임무는 소말리아 해적 단속과 유엔 평화유지활동 등”이라고 소개하면서 “이 기지는 양국 정부의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건설된 만큼 공통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의 설명과 달리 군사기지 구축은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염두에 두고 제해권과 에너지 수송로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부티는 중국의 에너지 수송로를 연결하는 이른바 ‘진주목걸이’의 서쪽 끝단에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부티와 에티오피아를 연결하는 3억2,200만달러(약 3,700억원) 규모의 수도관 건설, 아디스아바바~지부티 철도 건설(4억9,000만달러) 등 막대한 인프라 구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서방에서 군사굴기를 추진해온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의식해 아프리카에서 우호국과의 군사훈련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지부티에는 미국·프랑스·일본 등이 이미 군사기지를 구축해놓은 상태다. 미국은 지난 10일 인도양 벵골만 해역에서 일본·인도와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 해상훈련에 나서며 중국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