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영업 마트와 납품업자 속여 수십억 가로챈 ‘마트사냥꾼’ 검거

부도 직전에 있는 중·대형 마트를 헐값에 인수한 뒤 납품업체로부터 물품을 구매하고 외상값을 갚지 않는 수법 등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이른바 ‘마트 사냥꾼’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김모(54)씨를 구속하고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정모(59)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마트 사냥 총책, 점장, 바지사장 등 관련자 7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경기 지역 마트 운영자와 영세상인 등 150여명으로부터 물품대금과 매매대금,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78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씨 등은 폐업 직전인 마트 10개를 인수하면서 유령법인의 허위어음을 발행해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업주들은 계약 잔금을 받지 못한데다 허위어음으로 인해 수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또 김씨 등은 식품·생활용품을 구매하고도 외상값을 갚지 않고 노숙자 등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책임을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등은 단기간 매출이 올라간 점을 이용해 권리금을 상향 책정하고 다른 업주에게 부실 마트를 매각하면서 시세차익을 보기도 했다”면서 “영세 납품업자들이 외상거래 때 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지 못해 피해가 확대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