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청라지구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나

주거단지 대부분 조성 끝났는데

국제금융단지·로봇랜드 등

대형 프로젝트 개발 지지부진

제3연륙교 등 인프라구축도 미흡

산업시설 없는 도시 우려 커져



‘업무와 주거, 산업이 공존하는 신개념 비즈니스타운’을 목표로 지난 2003년부터 추진된 인천 청라지구가 최근까지도 국제금융단지, 국제업무단지, 로봇랜드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의 개발이 지지부진하면서 결국 ‘베드타운(대도시 주변의 주거밀집지역)’으로 전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업은 없는 아파트 도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청라지구 동측의 주거단지는 대부분 조성이 완료돼 인구수가 계획인구 9만명의 약 95%를 넘어서고 있다. 고층 아파트가 잇따라 건설되면서 이들 아파트가 청라지구를 대표하는 상징이 돼 버렸다. 다행히 상업지역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북측에는 베어즈베스트 골프장(27홀) 및 달튼 외국인 학교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2018년에 준공예정인 하나 금융타운, 2021년에 준공예정인 신세계 복합쇼핑몰, 2022년에 준공될 청라 시티타워와 차병원 의료복합타운 등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1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청라 국제금융단지(15만9,646㎡) 조성사업의 경우 지난 2016년 8월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은 분양이 끝났고, 오피스텔, 호텔, 판매시설 등은 외자유치가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특수목적법인(SPC)인 청라국제금융단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한양이 49%, 보성산업이 25%, 로하스 리빙이 10%, 코리아 신탁 5%, TEI(외국투자자) 11%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문제는 청라지구 전체면적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제업무단지 개발이다. 127만4,000㎡에 이르고 있는 이 곳은 국제업무시설, 휴양, 관광, 문화, 쇼핑공간 용도로 개발될 예정이다. 그러나 LH가 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자를 찾지 못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국제업무단지의 땅 소유자는 LH로 당초 국내 16개 금융기관 및 대기업이 지분 참여를 했으나 개발이 늦어져 소송이 진행되면서 투자자가 빠져 나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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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천시 서구 원창동 440의 1 인근 76만7,286㎡(약 23만평) 부지에 로봇연구소, 로봇산업지원센터, 로봇제품 전시관, 테마파크, 복합 상업시설, 호텔 등을 조성하는 인천 로봇랜드 조성사업도 10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인천시는 이중 국·시비로 건립하는 로봇산업지원센터와 로봇연구소 등 로봇 진흥시설을 지난 6월 말 준공했으나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하는 나머지 사업은 사업성이 낮아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업무단지 등 핵심시설의 개발이 지연되면서 청라지구와 영종 하늘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길이 4.85㎞) 건설, 1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서울지하철 7호선(총 연장 10.6㎞·역사 6개소) 서구 석남동~청라지구 연결, 유도고속차량(GRT·청라지구~루원시티 13㎞) 등 인프라 구축사업도 미흡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청라지구 주민 이모(56)씨는 “청라지구 내 업무와 산업 부문의 개발이 애초 계획보다 상당기간 늦어지는데 많은 주민들이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며 걱정한다”며 “‘업무와 주거, 산업이 공존하는 신개념 비즈니스 베드타운’이라는 비아냥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제3연륙교 등 청라지구 내 인프라 구축이 국토부와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어 빠르면 10월 안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장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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