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소설가 박상륭씨 별세






특유의 철학·종교적 사유로 죽음과 구원의 문제에 천착해온 소설가 박상륭(사진)이 이달 초 타계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향년 7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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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문단에 따르면 박 작가는 이달 1일 캐나다에서 별세했다. 그는 지난 1969년 캐나다로 이주한 후 대부분의 시간을 현지에서 보내며 작품활동을 해왔고 일 년에 한 차례씩 귀국해 소수의 문인과 교류해왔다.

1940년 전북 장수에서 태어난 박 작가는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 진학해 김동리(1913~1995)에게 수학했다. 동창생 이문구(1941~2003)가 문학적 동지이자 라이벌이었다. 1963년 ‘아겔다마’로 사상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신약성서 속 유다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었다. 한때 사상계 문예담당 기자로 일하다가 1969년 간호사였던 부인을 따라 캐나다로 이민했다. ‘죽음의 한 연구’는 박상륭 문학의 정수를 담은 대표작으로 꼽힌다. 바닷가에서 창녀의 아들로 태어난 서른세 살의 화자가 ‘유리’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살인을 불사하며 40일간 구도하는 이야기다. 기독교·형이상학적 사변을 바탕으로 설화와 신화·주역과 연금술의 세계를 넘나드는 관념소설이다. 1996년 박신양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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