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버스 운전기사 중 40%가 불면증에, 13%가 ‘낮(주간) 졸림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낮 졸림증은 일상생활을 할 때도 완전히 깨어 있지 못해 방향감각·운동조절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 증상이 있는 운전기사는 승객들을 태운 채 졸음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크다.
13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 따르면 홍승철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경기도 버스 운전기사 304명을 조사한 결과 13%(40명)가 낮 졸림증을 호소했다.
낮 졸림증의 위험요인은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이었다. 밤에 잠을 잘 못 이루는 불면증을 호소한 운전기사는 40%(122명)나 됐다. 중등도 이상의 불면증을 호소한 운전기사도 전체의 10%(31명)였다.
또 운전기사 중 28%(84명)는 수면무호흡증 고위험군이었다. 수면무호흡증은 무호흡(입·코를 통한 호흡이 10초 이상 정지)이 수면시간당 5회 이상이거나 7시간 이상의 수면 중 30회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수면 중 심한 코골이와 주간기면 등 수면장애 증상을 나타내며 저산소혈증, 다양한 심폐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중증 불면증인 운전기사의 낮 졸림증 발생 위험은 불면증이 없는 기사의 6.2배나 됐다. 수면무호흡증 고위험군의 낮 졸림증 발생 위험도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기사보다 3.9배 높았다. 운전기사 중 68%(208명)는 평소 수면의 질이 불량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낮 졸림증의 원인으로 의심돼왔던 수면제 복용이나 고혈압, 당뇨, 심혈관·갑상선 질환 등은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버스 운전기사의 수면장애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들의 근무여건 개선, 선별검사 및 진단·치료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는 오는 15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성의교정 의과학연구원에서 개최되는 한국수면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