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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안준영 PD “열심히 달려온 ‘프듀’…후회는 없다”

각기 다른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101명의 연습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데뷔를 위한 서바이벌을 펼친다는 Mnet ‘프로듀스101’(이하 ‘프듀’)의 제작소식이 처음 전해질 때 대한민국은 크게 놀라워했다.

이 같은 대중의 ‘놀라움’에는 여러 가지 시선이 들어가 있었는데, 새로운 형식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탄생한 만큼 이를 기대하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갈 데까지 갔다’는 식의 부정적인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대한민국에 아이돌을 꿈꾸는 연습생의 수가 101명이 넘는 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인데, 경쟁을 통해 1위부터 101위까지 순위를 매기다니. 여기에 시청자의 투표로 순위는 물론 센터를 정하는 방식은 자연스럽게 일본의 인기 걸그룹 AKB48의 총선거를 떠올리게끔 하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연습생들이 진열대 위 상품이 된 듯 대중 앞에 대 놓고 자신을 뽑아달라며 ‘픽미’(Pick Me)를 외치는 것 또한 충격 그 자체였다.




사진=서경스타 DB사진=서경스타 DB


이런 이유들로 인해 ‘프듀’는 늘 화제의 중심에 올라있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화제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한 ‘프듀’는 빠르게 비호감을 호감으로 바꿔나갔다. 데뷔를 꿈꾸는 연습생들의 간절함으로 국민프로듀서들의 마음을 흔든 뒤, ‘내가 만드는 아이돌’이라는 재미 요소를 제공하면서 서서히 빠져들게 만든 것이다. 그렇게 ‘프듀’는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이는 곧 신드롬이 됐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인기는 양날의 검과 같았다. 높은 인기와 비례해 다양한 논란들이 들끓었고, 이 같은 논란의 화살은 연습생과 제작진,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꽂히면서 상처를 입힌 것이다.

시즌1에서 시즌2까지, ‘프듀’를 연출하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논란거리’를 만들어 냈던 안준영 PD는 거의 ‘욕받이 무녀’와도 같았다. 팬덤의 규모가 더 커졌던 시즌2는 특히 더 심했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 “‘욕을 많이 먹으면 장수한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아마 안준영 PD는 불사조가 됐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안준영 PD를 만나 ‘프듀’의 논란과 이에 따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프듀1’의 시즌1, 2을 연출하면서 평생 받을 욕을 다 먹었다.

“많은 분들께서 저를 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왜 저를 욕하는지도 알고 있으며, 그 이유 또한 이해가 가기에 그냥 겸허히 받아드리고 있다. 다만 저만 욕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께서 연습생들도 욕을 하시더라.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안타깝다. 전 그저 ‘프듀2’에 출연했던 모든 애들이 잘 됐으면 좋겠고, 애들을 욕할 바에 차라리 저를 욕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사진=‘프로듀스101’ 페이스북사진=‘프로듀스101’ 페이스북


Q. 시즌1도 그러했지만 시즌2에 오면서 그 인기와 화제성은 더 뜨거워졌다. 이 같은 열풍이 PD님 피부로도 느껴지는가.

“‘프듀’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대해 PD로서 감사할 따름이다. 제가 기사를 잘 안 보는 스타일인데다, 온라인 반응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보니, 인기를 체감하는 척도는 시청률과 CPI였다. 처음에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 그런가 보다 싶었는데, 주변인들이 ‘프듀2’에 대해 많이 말을 해주더라. 제 신변을 걱정해주시는 주변 분들도 많았다. ‘정말 이번 시즌이 화제가 되기는 했구나’ 싶을 정도로 프로그램 이야기를 듣는다. 모든 것이 끝난 요즘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Q. 사실 ‘프듀2’는 인기만큼 탈도 많은 시즌이었다. 오죽하면 ‘1일1논란’이라는 말이 진담과 농담이 섞인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 또한 국민프듀서들의 관심이 아닌가 싶다. 어찌됐든 욕을 하면서 본다는 것 자체가 프로그램을 향한 일종의 관심 아니냐. 논란이 많았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들이 과열되면서 때로는 이런 저런 문제들이 생긴 것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연습생들을 지지하면서 생기는 현상들도 있는 것 같다. PD로서 시청률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보다 애들이 먼저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프로듀스101’의 존재 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미움이든 칭찬이든 관심을 가져주시고, 애들에 향해 애정을 부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Q. 이중 그룹 활동이 허용됐던 시즌1의 걸그룹 아이오아이와는 달리 시즌2의 워너원은 오로지 워너원 활동만 하도록 못 박아 놓았다.

“이 같은 활동기간이나, 이중 그룹 활동 제한은 제가 정한 것은 아니다. 이중 그룹 활동에 대한 장단점이 있겠지만, 시즌1 끝났을 때 아이오아이 콘서트를 통해 느꼈던 것이, 애들은 하나의 그룹이고 그렇기에 팬덤이 뭉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너원 외에 소속된 그룹이 또 하나 생기게 될 경우,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도 힘들 수 있기에 일제 ‘다른 활동은 금지’를 정해놓은 것 같다. 실제 작년 아이오아이의 경우 소속그룹이 있다보니 연습 스케줄이 굉장히 타이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Q. 그룹 활동 기간도 차이가 있다. 아이오아이의 활동기간이 1년이었던 반면 시즌2 워너원은 활동기간이 1년 반으로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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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유는 해외활동이다. 또 하나 기간은 지금은 방탄소년단도 그렇고 엑소(EXO)도 그렇고 대부분 아이돌들이 해외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은 맞춰야 하는데, 각자 활동을 하게 되면 일정을 소화하기 힘든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 ‘프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아이돌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해외 콘서트 스케줄도 염두에 둔 활동기간 인 것 같다.”

사진=YMC엔터테인먼트사진=YMC엔터테인먼트


Q. ‘프듀’에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대표적인 논란은 ‘악마의 편집’이었다. 물론 모든 것이 악마의 편집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그 중에는 진짜인 것도 있었을 테니. 하지만, 어찌됐든 간에 많은 시청자들은 방송을 통해 자극적이라고 느꼈고, 이에 대해 악마의 편집이라고 지적했다.

“저는 악마의 편집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 ‘여러분들이 원하시는 대로 편집을 했다면 과연 프로그램은 재미있었을까요?’ 심지어 제가 관계성을 안 보여준 것도 아니다. 다만 그 관계성이라는 것도 전체 스토리와 이어져야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묻고 싶다. 왜 갈등하는 것이 방송에 나오면 안 되는 것이냐. 하나의 퍼포먼스를 만들기 위해 연습생들은 토론하고, 그 과정에서 의견이 충돌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같은 의견출동과 갈등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갔다. 저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고 풀어가는 과정을 담았을 뿐이고, 자극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악마의 편집이라고 말씀 하셨는데, 사실 더 자극적으로도 만들 수도 있었고, 실제 아이들이 한 것 중에서 더 자극적인 부분도 있었다. 퍼포먼스를 위해 더 치열하게 토론했던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까지 방송에 내보내야 하나 싶었기에 드러낸 부분도 상당 수 있었다.”

Q. 갈등이 해결되는 부분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이 같은 요소 보다 각 연습생들간의 관계성을 보기 원했던 국민프로듀서들도 많았다.

“관계성, 저는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스토리에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관계성을 보여줬으며, 그 외에 부분들은 비하인드를 보여줬다. 더 엄밀히 말하겠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중 관계성만을 보여줬던 프로그램 중에서 잘 된 프로가 있나 싶다. ‘프듀’는 리얼리티 예능이 아니다. 퍼포먼스를 위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친한 것이 퍼포먼스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친하다고 퍼포먼스를 잘하느냐, 그건 아니라고 본다. 멋진 퍼포먼스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담아내는 거싱 이 프로그램의 본질이라고 봤다. ‘우리 서로 친해요’를 보여주는 것은 다른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Q. ‘프듀’의 또 다른 논란은 분량이다. 분량으로 인해 일부 연습생들은 피디픽이라는 논란에 시달렸고, 그로 인해 이들의 행동과는 상관없이 욕을 먹기도 했다.

“분량과 관련해 저는 시간을 되돌려도 똑같이 할 것 같다. 분량은 잘 하는 애들이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분량의 기준은 ‘그 순간 상황에 따라 가장 열심히 한 친구’이다. 윤지성이 분량이 많았다고 하는데, 실제 그 당시 윤지성이 열심히 리액션 하고 반응을 했었다. 같은 기준으로 당시 열심히 무대를 잘 했던 친구들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만약 101명에게 고루 1분씩을 준다고 가정했을 때 사람들은 과연 이를 볼 것이냐, 이는 아니라고 본다.

Q. 분량의 기준이 ‘열심’이라면, 솔직히 연습생 중 열심히 하지 않은 이들은 없었다. 그래서 국민프로듀서들이 ‘분량’에 대해 의심을 하는 것 같다. 조금 더 명확한 분량의 기준을 알고 싶다.

“기준에 대해 조금 더 명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열심의 기준은 그 친구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이끌어 갈 수 있느냐 없느냐이다. 앞서 ‘상황에 따라’라고 말씀드리지 않았냐. 자신에게 주어진 그 상황에서 열심히 한 이들에게 주목을 한 것이다.”

사진=‘나야나’ 영상 캡처사진=‘나야나’ 영상 캡처


Q. 분량을 공평하게 줄 수 없다고 하지만, 때로는 열심히 해도 지나치게 못 받은 이도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매 평가 때마다 3위 밖으로 나간 적 없는 박지훈이었다. 한 번쯤은 분량을 넣어줄 만하지 않았는가.

“박지훈은 ‘나야 나’ 무대에서 ‘윙크남’으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박지훈이 열심히 했고, 그렇기에 B등급임에도 카메라에 많이 잡혔으며, 엔딩샷도 건질 수 있었다. 다만 다른 과정에서는 크게 돋보이지 못했다. 단순히 박지훈이 인기가 많다고 분량을 늘리면 역차별인 것이 아니냐. 상황 상황에 따라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진짜 내가 박지훈에 대한 악감정이 있어, ‘나야 나’ 엔딩샷에 안 넣었으면, 국민 프로듀서들은 그 친구에 대해 모르셨을 것이다. 그 친구가 잘하고, 그 스토리의 중심이 있다면 전 당연히 그 친구를 중심으로 편집을 했을 것이다. 단순히 박지훈이 주목을 받는다고 분량을 넣었다면 그거야 말로 악마의 편집일 것이다. 사실 ‘나야 나’ 무대 영상은 첫 촬영 시작하고 2주 뒤에 찍은 것이다. 이미 1~2회를 찍어 놓은 것인 상태였기에, 거기에 대한 혼돈을 느끼셨던 것 같다.”

Q. 분량의 기준, 물론 재미있는 것을 담아내는 것이 피디의 능력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고 매력이 있는 친구들도 분량을 받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내가 만약 애들에게 미안한 짓을 했다면, 순위 발표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애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고생했다. 그동안 수고했고, 꼭 데뷔해서 보자’라는 인사를 못했을 것 같다. 지금 한 것이 내게 있어 최선이었다. 열심히 했기에 후회는 없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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