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하고 재미없는 교과서를 잠시 내려놓고 사진으로만 보던 유적지와 자연환경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여름방학이 다가왔다. 글을 통한 간접 체험보다 직접 보고, 듣고, 만져보는 체험활동이 초등학생 아이들의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모두가 알면서도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현장학습도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현장학습에 앞서 사전조사를 하고 사후에 간단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치면 아이들이 느끼는 재미와 학습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장소 선정과 자료 수집=최근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관련이 있거나 특별히 관심을 갖는 분야 등을 고려해 자녀와 함께 장소를 고른다. 장소가 정해졌다면 함께 체험 주제를 정해본다. 어떤 부분을 집중해 살펴볼지 정하지 않으면 수박 겉핥기 식 체험이 될 공산이 크다. 주제가 정해졌다면 방문 장소에 대한 인터넷 검색이나 책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다. 예컨대 과학관에 간다면 해당 과학관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는 전시나 체험 등을 확인하고 사회 시간에 배웠던 신라 시대 유적지에 관심을 보인다면 불국사 등 관련 유적지와 유물 정보를 찾아본다. 체험학습 전에 궁금한 점에 대한 답을 미리 찾아보면 현장 몰입도가 높아진다.
◇현장에서는 메모가 필수=현장에서는 자녀에게 유적지에서 지켜야 하는 행동을 알려주고 방문 목적을 잊지 않기 위해 체험학습의 주제를 자주 상기시켜준다. 사전에 찾아봤던 정보와 비교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 느낀 점, 궁금한 점 등을 수첩에 메모한다. 특히 사전조사를 하면서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부분을 심도 있게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유적지·박물관 내 해설 프로그램을 신청해 참가하는 것도 좋다.
입장권·안내문 등 체험학습 장소와 관련된 인쇄물은 잊지 말고 챙겨야 한다. 사진 촬영이 가능한 곳이라면 중요한 전시물, 체험 장면을 직접 카메라로 촬영해 보고서 작성에 활용한다.
◇보고서 작성하기=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비교적 간단한 일기 형식으로, 고학년이라면 육하원칙에 맞게 쓴다. 기본적으로 날짜, 날씨, 장소, 준비물과 함께 체험 목적, 주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프로그램을 단순히 나열하기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체험을 중심으로 쓰는 것이 좋다. 느낀 점, 깨달은 점, 새롭게 알게 된 점과 함께 궁금한 점이나 앞으로 더 알고 싶은 점을 작성하면서 경험을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체험학습을 시작하기 전과 후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쓰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경복궁을 다녀왔다면 평소 자신이 생각해왔던 조선 시대 임금의 생활이 방문 후에 어떻게 달라졌는지, 무엇을 보고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 등을 비교하면서 정리한다. 체험학습을 하면서 촬영한 장소, 활동에 대한 사진과 함께 입장권·안내문 등의 자료도 같이 정리해 보고서에 스크랩 형식으로 첨부하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험학습에 대해 자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자녀가 스스로 생각하고 답변할 수 있도록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지면 창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이경륜 좋은책신사고 이사는 “방학을 활용해 자녀와 함께 체험학습 사전 계획을 세우고 보고서까지 작성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아이들의 학습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좋은책신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