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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PD가 밝힌 #일식주점 #가이드북(인터뷰①)

여행기를 다룬 예능프로그램은 많다. 사실상 스튜디오가 아닌 야외에서 진행되는 예능프로그램은 거의 여행 예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행은 매회 장소를 옮겨 다니며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기 제격이기에 방송계에서 꾸준히 사용되는 소재 중 하나다.

3회짜리 파일럿에서 어엿한 정규가 된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도 여행을 소재로 했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여행을 하는 주체가 외국인이라는 점인데, 이 작지만 큰 차이점이 프로그램을 파일럿에서 정규로 만든 성공요인이 됐다.




/사진=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사진=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 출신 방송인이 자신의 친구들을 한국으로 초대해 여행 시켜주는 이야기를 담았다. 외국인이 외국 친구를 한국에 초대한다는 포맷이 신선하다. 연출을 맡은 문상돈 PD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서점을 자주 가는 편인데,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 가이드북이 있기에 봤어요. 이런 것을 보고 이런 곳을 관광하는 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이 책을 보고 한국 사람이 여행하는 것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죠. 소개와 실제가 딴판이에요(웃음).”

서점에서 시작된 생각은 명동, 강남 등에서 배낭을 메고 있는 외국인들을 보며 구체화됐다. 도대체 무엇을 구경하러 온 것일까 궁금해졌다고.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한국을 여행하면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는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방송이 기획됐다.

“그래서 알베르토 몬디를 섭외했어요. 한국인들이 모르는 한국을 더 잘 알아요. 우리는 한옥마을에 ‘갈 일이 있나?’하면서 한 번 정도만 가잖아요. 그런데 알베르토에게는 정말 마음속에 있는 베스트 포인트인 거예요. 이 친구들이 알고 있는 한국이 더 리얼한 한국 같아요.”

파일럿에서는 JTBC ‘비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 대표로 활약 중인 알베르토 몬디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알베르토는 자신의 고향인 이탈리아 미라노에 살고 있는 친구 세 명을 초대했다. 며칠은 친구들끼리 세운 계획에 따라, 또 며칠은 알베르토의 인솔에 따라 여행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터치’하는 것이었어요. 일정이 바뀌어도 상관없으니 하고 싶은 것 하라고 했죠. 한국에 대한 나쁜 이야기도 저희는 그냥 내보냈어요. 한국의 현주소를 이 사람들 눈으로 보는데 가장 주력했죠. 최대한 리얼리티를 살린 거예요.”


미라노에서 미리 촬영 계획을 세울 때도 첫날 숙소와 식당 예약 정도만 했다. 그 이후 일정은 여행을 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바뀌었다. 그러다보니 ‘웃픈’ 에피소드도 생겼다. 한국식 식사를 하기 위해 찾은 곳이 한국 술집이 아닌 일본 술집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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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들도 ‘어? 저기 왜 들어가지?’ 했어요. 알고 보니 기와문양이 한국 거라고 생각해서 들어간 거더라고요. 이 친구들 입장에서는 일식주점이든 중국집이든 똑같이 보이는 거죠. 아 시아에는 와본 적이 없으니까요. 이런 것도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일본에 비해 국내 홍보가 미진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국에 거주한지 10년차인 알베르토는 방송에서 “한국에도 좋은 것들이 많은데 홍보할 줄 모르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문 PD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일본 사람들은 일본 특유의 문화가 들어가게 홍보를 잘해요. 우리는 그에 비해 부족하지 않나 하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국내에도 훌륭한 자원이 많아요. 불고기가 좋고 비빔밥이 좋고를 떠나서 어떻게 포장해서 보여줄지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싶었어요.”

/사진=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사진=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한국 홍보로 주제가 흘러가면서 가이드북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레 다시 나왔다. 알베르토가 방송에서 “한국 가이드북 새로 만들고 싶어”라고 말한 것은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꽤 화제가 됐다. 외국인 친구들이 보는 가이드북에 현실과 괴리가 있는 설명이 많이 담겨있었다.

“안 그래도 회사 차원에서 이야기가 나왔어요. 실제로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요. 사실은 조금 애매해요. 저희가 3박 4일, 혹은 4박 5일의 짧은 일정이라서요. 카드뉴스면 몰라도, 책을 만들어 출판하기까지는 많은 분량이 쌓여야 할 것 같아요.”

실제적인 제약을 차치하고, 가이드북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한국인으로서 자랑하고 싶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문 PD는 특히 이번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우리나라의 장점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관광자원이 무궁무진하더라고요. 알베르토가 데려간 한의원도 그렇고. 애견카페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문화에요. 또 우리나라에만 있는 과일이라든지 많잖아요. 저한테는 익숙한 것들이 외국인의 눈에 예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저에게도 독특한 경험이었죠.”

한편 오는 27일 정규 첫 방송되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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