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러시아 국채에 꽂힌 증권사 CEO

"삼바채권 인기바통 이어받을 것"

황영기 회장·증권사 CEO 13명

러 중앙銀·거래소 등 현지 시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러시아로 떠난다. ‘제2의 브라질 국채’로 주목받는 러시아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황영기 금투협 회장과 13개 증권사 사장단은 16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모스크바의 러시아중앙은행과 증권거래소 등을 찾아 시장 현황을 파악하고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는 취지다. 성인모 금투협 증권파생상품서비스 본부장은 “러시아 측에서도 투자 유치에 대해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금투협은 회원사들의 의견을 모아 증권·자산운용·신탁 등 업권별로 연 1회씩 해외 시장을 둘러보는 사장단 출장을 진행해왔다.


이번 출장에 참석하는 CEO들은 특히 러시아 채권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채는 최근 2년 가까이 인기를 끈 브라질 국채의 뒤를 이을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 8%(10년물 기준)로 우리나라보다 4배 가까이 높은 쿠폰 금리 때문이다. 특히 자산가들은 변동성이 높은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채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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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러시아는 경기가 좋지 않았던 최근 3년 동안 잘 버티면서 맷집을 키웠고 푸틴 정권이 내년 대선 이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또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에 친화적인 사인을 보내는 등 지정학적 가치도 재조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최소 5년간은 러시아 채권의 투자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신한금융투자 등이 러시아 국채를 판매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오는 20일 러시아·브라질·멕시코 채권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제2의 브라질 국채’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다. 관건은 역시 여타 신흥국·원자재 수출국과 마찬가지로 유가·환율이다. 실제로 러시아 국채 가격은 루블화 가치 하락 등으로 올 초 대비 떨어진 상태다. 러시아 주식·펀드 투자에 대해서도 일부 부정적인 분석이 제기된다. 러시아는 원유 등 에너지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증시 역시 유가에 따라 움직인다. 국제유가는 2014년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최저점(2016년 2월 26달러)을 지나 현재 4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3년간 러시아펀드의 평균 수익률도 -11%로 부진한 상황이다.

반면 김지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인 데다 소비 증가에 따른 실질 국내총생산(GDP) 확대 등 경제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며 저점 매수를 추천하기도 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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