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이라는 한반도 특수 상황은 영화의 소재로 삼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자국민에게는 뜨겁게 벅차오르는 여운을, 해외 관객들에게는 신선한 대립 구도를 보여준다. 따라서 흥행 면에서도 안정적이다.
앞선 사례로는 누적관객수 583만 명의 ‘공동경비구역 JSA’(영진위 통합전산망, 이하 동일), 1175만 명의 ‘태극기 휘날리며’, 295만 명의 ‘고지전’, 717만 명의 ‘베를린’, 604만 명의 ‘연평해전’, 782만 명의 ‘공조’ 등이 있다. 소위 ‘흥행 대박’과 ‘중박’을 오가는 작품이 상당수다.
올해 영화계 역시 이 같은 소재를 꽉 잡은 작품들이 줄지어 개봉한다. 지난 1월 ‘공조’가 설 연휴를 강타한 것에 이어 하반기에는 무려 세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더욱이 흥행에 일가견 있는 ‘믿고 보는’ 감독들이 각 작품의 연출을 맡아 벌써부터 ‘대박’ 조짐을 보인다. 남북 관계의 치밀한 조율 과정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8월에는 ‘V.I.P’가 여름 극장가 대결에 나선다. ‘V.I.P’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 느와르 범죄 스릴러.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다. ‘밀정’, ‘싱글라이더’에 이어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세 번째로 배급에 참여한 한국영화다.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등 충무로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이종석이 생애 첫 악역 변신을 했다. 장동건은 극 중 대한민국 국정원 요원 박재혁 역, 김명민은 경찰청 형사 채이도 역, 박희순은 북한의 보안성 공작원 역, 이종석은 북에서 온 VIP 김광일 역을 맡았다. 국가 조직을 대표하는 인물들의 박진감 넘치는 대결구도가 관전 포인트.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NEW, 서경스타 DB‘변호인’으로 천만 돌파를 이뤘던 양우석 감독은 4년 만에 두 번째 영화 ‘강철비’로 컴백한다. ‘강철비’는 현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이 공존하는 남한의 정권교체기, 쿠데타로 인해 치명상을 입은 북한 최고 권력자 1호가 남한으로 숨어 들어오게 되면서 남북한의 비밀첩보 작전이 펼쳐지는 액션 드라마.
이 영화에는 정우성, 곽도원, 이경영, 김갑수, 김의성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밀도 있게 극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특히 정우성은 북한 정찰총국요원 엄철우로 분해 한반도 역사상 최대 위기에서 고군분투한다. 곽도원은 대한민국 청와대 외교 안보 수석 대행 사무관 곽철우 역으로 정우성과 영화의 중심에서 활약한다.
윤종빈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민란의 시대’에 이어 ‘공작’으로 또 한 번의 야심작을 준비 중이다. 이번에는 CJ엔터테인먼트를 등에 업었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최초로 북한의 핵개발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북측으로 잠입한 남의 첩보원과 그를 둘러싼 남북 권력층 간의 첩보전을 그리는 영화다.
황정민은 영화에서 1990년대 중반, 최초로 북한의 핵개발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북측으로 잠입한 스파이 역을 맡아 윤종빈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다. 북의 권력층 핵심인사로 이성민, 대북 공작전을 기획하는 총책이자 스파이의 실체를 아는 유일한 인물로 조진웅, 의심을 거두지 않는 북의 보위부 과장으로 주지훈이 출연해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첩보전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공조’와 함께 ‘V.I.P’ ‘강철비’ ‘공작’까지, ‘남북 소재’가 올해도 흥행 연타를 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