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자들은 법적으로 보장 받은 연차휴가 가운데 절반 밖에 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재직기간 1년 이상 만 20∼59세 근로자 1,000명과 대·중소·중견기업 인사·담담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근로자는 설문조사를, 기관 인사·복지 담당자는 심층면접을 통해 집계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임금근로자의 연차휴가 부여 일수는 평균 15.1일이었지만 사용일수는 평균 7.9일로 휴가 사용률은 52.3%에 불과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평균 휴가 일수가 20.6일로 우리나라보다 5일 이상 많고 휴가사용률도 70% 이상인 것과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특히 전체 응답자 중 33.5%는 휴가사용일이 5일 미만이라는 대답했다. 연차휴가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도 11.3%에 이르렀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늘어나지만 사용일수는 20대와 50대가 모두 평균 7.7일로 차이가 없었다. 공공기관의 연차휴가사용률(44.7%)이 민간기업의 사용률(55.1%)보다 낮았다.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한 이유(중복응답)로는 ‘직장 내 분위기’(44.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업무과다·대체 인력 부족’(43.1%), ‘연차휴가 보상금 획득’(28.7%) 등의 순이었다.
휴가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미치는 영향으로는 절반 가량인 49.9%가 ‘삶에 대한 만족감 하락’이라고 응답했다. 그 다음은 스트레스 누적에 따른 업무 능률 저하(38.5%), 스트레스·피로 누적으로 인한 건강 문제(33.3%) 등의 순이다. 휴가 사용 횟수는 연평균 5.85회, 최장 휴가사용일은 평균 3.08일로 대체로 연차휴가를 짧게 사용했다.
근로자들은 부여된 연차휴가를 모두 쓰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 지금보다 3.4일이 늘어난 11.3일을 휴가로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는 조직문화가 확립되면 10.84일, 미사용 연차 금전 보상을 폐지할 경우 10.79일을 휴가로 사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근로자들이 부여된 연차휴가 15.1일을 모두 사용하면 여가 소비지출액은 16조8,000억원, 생산유발액은 29조3,000억 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13조1,000억원, 고용유발인원 21만8,000명이 각각 늘어난다는 결과가나왔다.
부여된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할 경우에 추가 발생하는 29조3,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는 현대자동차 쏘나타 46만대, 삼성 갤럭시노트4를 1,670만대 생산할 때에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