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벤츠도 디젤게이트 조짐… 정부 적극 대응 나서라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벤츠로 번질 조짐이다. 최근 독일 등 유럽 언론에 따르면 독일 검찰은 다임러그룹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한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와 소형 상용차 등에 배출가스 조작장치를 몰래 설치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2015년 폭스바겐 디젤 차량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배출가스 조작 저감장치를 주력 모델인 C·E클래스 등에 광범위하게 탑재했다는 것이다.


이 저감장치를 단 차종이 전 세계에서 최소 100만대 이상 팔렸다니 사실로 확인될 경우 큰 파문이 예상된다. 벤츠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불똥이 튈 공산이 크다. 현지에서는 2년 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때처럼 대규모 리콜과 사법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고 해당 차종의 한국 판매 여부를 벤츠코리아가 확인해주지 않고 있어 파장을 예단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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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마냥 지켜보고만 있을 일은 아니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다가는 자칫 우리 정부와 소비자가 폭스바겐에 우롱당한 일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011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징후를 발견하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것도 모자라 2015년 9월 미국에서 ‘디젤 게이트’가 터지고 두 달이 지나서야 리콜 명령을 내렸다. 그나마도 우리 정부를 얼마나 우습게 봤는지 폭스바겐코리아는 리콜 계획서를 두 번이나 엉터리로 제출하기도 했다.

자국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한 미국 정부와는 딴판이었다. 당시 미국 환경보호청(EPA) 등은 ‘디젤 게이트’가 터지자 곧바로 조사에 착수하고 리콜을 명령하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폭스바겐으로부터 막대한 배상을 받아냈다. 환경부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마침 환경부가 국내 수입된 벤츠 차량 조사에 착수했다니 다행이다. 리콜 등에 대비한 소비자보호책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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