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생인 윤서현은 서울예대 연극과(89학번) 출신으로 주로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해 왔다. 그의 첫 상업극은 1990년 초 선보인 아동극 ‘귀여운 곤충들의 대합창’이다. 이후 뮤지컬 ‘모스키토’, 연극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등에 출연했다. 1996년 시트콤 SBS ‘천일야화’를 통해 브라운관에 데뷔했으며,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SBS ‘올인’ ‘폭풍속으로’ 케이블TV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 등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을 만났다.
첫 연극 데뷔작이 아동극일 경우, 많은 배우들이 언론에 알리는 걸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윤서현은 “티켓 값을 받고 무대에 오른 첫 상업극이 아동극 ‘귀여운 곤충들의 대합창’이었다” 며 당당히 이야기했다. 당시 아동극에서 그는 끝내주는(?) 메뚜기로 분해 열연했다고 한다. 그 역할은 이후 서울예대 1년 후배인 안재욱에게 넘겨졌다고 한다.
“90년도부터 아동극을 하면서 배우 활동을 시작했어요. 아동극을 경력으로 치지 않기도 하는데, 돈을 받고 하는 게 프로잖아요. 아동극 경력부터 시작해서 20년을 조금 넘게 배우로 살아왔어요. 20년을 돌아보면, 전 아직 신인 같고 보여줄 게 많아요.”
실제로 그의 외모는 30대라고 말해도 믿을 정도로 동안이다. 그는 특별한 비법이라기 보다는 “술 담배를 거의 안하고 늘 운동을 하니 몸이 좋아질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동년내 40대 후반 샐러리맨 친구들은 밤 늦게까지 술을 먹고 다음날 아침에 몽롱한 상태로 출근하는 일정이 반복되다보니 피로가 누적됐을거라는 이야기도 곁들이면서.
그는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신인인 게 아닌, 아직까지 보여 줄 게 많으면 신인이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다.
“연기자는 소모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연기자는 매체에서 많이 보여주면 찾는 사람이 없어요. 전 제가 가진 열 개 손가락 중에 3가지 정도를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윤서현 이란 배우를 좋아하는 사람은 마니아 쪽으로 몇 명 있어요. 그런데 전 국민이 알지는 못해요. 이걸 전 반대로 생각해요. 내가 보여줄 게 아직 남아있다고요. ”
인터뷰 내내 그의 입담은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MBC ‘라디오스타’에 나가면 분명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예능으로 먼저 노출 되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제 본업이 배우인데, 배우보다는 예능 입담으로 더 화제가 된다면 그게 과연 좋은 일일까요? 좀 더 배우로서 다져진 다음에 예능에 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술눈지)를 선택한 것도 있어요. (방송 출연보다 화제는 되지 않을지 몰라도)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연극을 선택한 게 잘 한 것 같아요.”
윤서현은 SNS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엔 잠시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그마저도 그만 둔 상태다. 그는 “SNS는 소통이라기 보다는 사생활 침해 쪽이 더 큰 것 같다”는 의견을 표했다.
“주위에서 페이스북을 하도 만들라고 해서 만들어봤는데 이게 불편한 게 많더라구요. 늘 누군가가 제 계정을 본다고 생각하니까, 싫은 것 보다 좋은 걸 써야 하는 그 점이 되게 불편했어요. 인터넷 기사나 댓글들도 가끔 보는데, 마음을 읽고 공유를 하지 않더라구요. 글이란 게 마음을 나누는 건대요. 그럴거면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하는 게 좋죠.”
윤서현은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건 현재 곁에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인생을 살면서, 꿈, 가족, 돈 등 어느 한 부분을 놓치고 갈 수 없어요. 글쎄요. 저에게 소중한 사람을 말하라고 하면, 내 주위에 있는 사람, 즉 동행자 아닐까요. 누군가 인생을 잘 살았다고 말 할 때, ‘그 사람 주위에 누가 있느냐’ 그게 가장 중요하죠. 이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이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을 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게 맞다고 해요. 왜냐하면 이 사람이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다보면 사람들은 속을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겨요. 반면 이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 꾸밀 수 없어요. 그게 진짜니까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간 윤서현이 되고 싶어요.”
한편, 윤서현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중인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