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엘리엇 저격수' 신장섭 교수 이재용부회장 재판 증인 출석... "삼성물산 합병 찬성, 합리적 투자였다"

"국익 위해 엘리엇에 맞선 것"

국민연금 행동에 정당성 부여

"합병 반대 外人도 주식 안 팔아

주주·국민연금에 손해 아니다"

특검 수사논리 정면으로 반박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17일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17일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합병이 삼성물산에 불리한 것이고 국민연금이 이를 알면서도 삼성 로비를 받고 찬성해 손해를 끼쳤다는 특검의 전제는 잘못됐습니다.”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 삼성의 반격이 시작됐다. 최근 이른바 ‘청와대 캐비닛 문건’이 공개된 상황에서 삼성은 자신들의 행위의 정당성을 입증할 치밀한 이론전에 나섰다. 첫 반격으로 ‘엘리엇 저격수’로 불리는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를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 등에 대한 공판에서 신 교수는 변호인 측 증인으로 나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찬성한 것은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에 맞서 국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수익률과 함께 국가 경제 등 국익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국민연금이 엘리엇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연기금으로서 리스크가 훨씬 더 큰 행동이라는 취지다. 그는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뿐 아니라 제일모직 주식도 1조원가량 보유하고 있었는데 합병이 무산될 경우 예상되는 제일모직 주가의 폭락을 막는 게 더 합리적인 투자”라며 “엘리엇의 손을 들어줘 일부 주주만 좋게 하는 것보다 합병으로 삼성물산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게 국익에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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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의 이러한 주장은 청와대가 국민연금 의결권에 직접 개입했다는 정황에 대한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신 교수는 합병으로 삼성물산 주주들과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쳤다는 특검의 수사 논리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특검 논리를 보면 합병이 삼성물산에 나쁜 것이었고 국민연금은 이를 알면서도 삼성 로비를 받아 합병에 찬성해 국민연금에 큰 손실을 끼쳤다는 주장”이라면서 “하지만 특검 논리라면 합병을 반대하는 외국인투자가는 삼성물산의 주식을 팔았어야 했지만 매매 행태를 보면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도 별로 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삼성물산 주주와 국민연금이 손실을 봤다는 특검의 논리와 지난주 특검의 도우미로 나선 ‘삼성 저격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주장이 전제부터 잘못됐다는 비판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국민연금이 수천억원의 손해가 확실한데도 합병에 찬성한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현섭·진동영기자 hit8129@sedaily.com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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